[탈원전의 그늘] 英·日·佛 "원전 없이 온실가스 감축은 절대 불가"

英·日·佛 "원전 없이 온실가스 감축 불가"…한국은?


    "‘원전은 절대 안된다’고 하면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 하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세계 각국이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목표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은 적극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힘쓰고 있는데, 한국은 ‘탈원전' 정책을 앞세우는 바람에 온실가스 감축에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친환경 안전 주장 문 정부, 이젠 원전 반론조차 없어

원전의 세계적 역할 불구 무모한 고집으로 맞서

(케이콘텐츠편집자주)


Swedish Match

edited by kcontents



김상협 카이스트 녹색성장대학원 초빙교수(‘우리들의 미래’ 이사장)는 "기후변화는 이 시대의 가장 큰 위험요소이자 달성해야할 최상위 에너지 목표"라며 "한국은 탈석탄, 탈원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독일을 흉내내기보다 탈원전 대신 탈석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영국을 참고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탈석탄, 탈원전 두가지 모두를 달성한 국가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는 "온실가스 감축을 에너지 계획의 최상위 목표로 두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데, 한국의 에너지 계획은 ‘원자력은 나쁘다’는 편견으로 시작되어 선후관계가 맞지 않다"며 "원전을 배제하니 목표를 달성할 수 없고 구체적 계획도 못내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프랑스 온실가스 총배출량 ‘제로’ 계획…프랑스는 원전비율 축소시점 연기

주요 선진국들은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지구 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은 오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온실가스 배출 차단을 넘어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까지 제거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기존 배출가스 저감 목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80% 선으로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영국 정부는 새로운 저감 목표치를 반영한 기후변화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영국은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13기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로 국내에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중단되자 해외 수출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하지만 해외 원전 사업들이 비용 문제 등으로 잇따라 취소되거나 취소 위기에 놓이며 일본 원전 산업은 붕괴 위기에 봉착했다. 사진은 일본 간사이전력의 오이 원자력발전소 모습. /IAEA 이미지뱅크


일본 정부도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파리협정에 근거해 지난 11일 금세기 후반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0)로 하는 장기 목표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했다. 일본은 우선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80% 감축할 방침이다.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하지 않는 에너지로 전환하기로 했다. 원전에 대해서는 의존도를 낮춘다고 하면서도 재가동을 진행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발전 비중에서 원자력을 20% 이상 유지하겠다고 했다




프랑스는 당초 2025년까지 원전 발전 비율을 75%에서 50%로 줄이기로 했지만, 원전 비율 축소 시점을 온실가스 감축 등 목표 달성을 위해 2035년으로 10년 연기했다.


온실가스 구체적 계획 빠진 韓 에너지 대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에너지 계획을 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없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난 4일 2040년까지 원자력 발전은 크게 줄이고 현재 7~8%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최고 35%까지 늘리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 국무회의에서 심의, 확정했다. 온실가스 문제 대응을 위해서는 석탄발전을 줄이고 지난해 발표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언급 외 구체적 계획은 없었다.


2015년 말 우리나라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를 8억5100만톤으로 추정하고 BAU의 37%(3억1500만톤)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을 수정하며 해외 온실가스 감축량(9600만톤)의 83.3% 가량을 국내 감축 분으로 돌리고 새로운 감축 수단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에너지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잠재 감축분 3410만톤에 대해서는 "2020년 UN에 국가결정기여(NDC)를 제출하기 전까지 감축목표와 수단을 확정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아무 대책이 없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반드시 원자력이 필요하다거 주장한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원자력·양자공학과)는 "정부는 기존 석탄발전을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는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할 계획이지만, LNG는 석탄보다는 덜해도 원전과 달리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 참석자들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한다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승주 기자


정범진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는 "태양광을 늘리면 그만큼 숲이 없어지는 것인데, 원전 없이 환경부의 2030년 온실가스 저감계획을 충족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 타임스지의 '환경의 영웅'으로 선정한 미국 청정에너지 연구단체인 환경진보의 마이클 쉘렌버거는 "원전은 어떤 에너지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고 발전소가 차지하는 부지도 가장 작다"며 "원자력 문제는 개인의 신념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상희 기자 조선비즈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