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 61%는 태양광
정기점검 주기 4년→1~2년
산업부, 재발 방지 안전강화대책을 발표
정부가 최근 잇달아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의 원인을 조사해 공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강화대책을 발표했다.
ESS용 대용량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를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하고 정기점검주기를 4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하는 등 제조·점검을 강화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를 통해 분석내용을 공개했다. 조사대상은 2017년 8월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화재 1건을 비롯해 지난해 5월~올해 5월(22건) 발생한 화재 23건이다. 이 중 61%(14건)는 태양광 ESS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ESS 사업장은 1490곳(누적 기준)에 달한다.
군산 태양광발전시설에서 화재/소방방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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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건 중 14건은 충전 완료 후 대기 중에 발생했으며, 6건은 충·방전 과정, 3건은 설치·시공 중에 발생했다. 사고원인은 크게 4가지로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 시스템 미흡▶운영환경 관리 미흡▶설치 부주의▶ESS 통합제어·보호 체계 미흡이었다.
우선 배터리 보호 시스템이 미흡했다. 전기충격(과전압·과전류)이 배터리 시스템에 유입될 때, 배터리 보호 체계인 '랙 퓨즈'가 빠르게 전류를 차단하지 못해 직류 접촉기가 폭발하며 불이 났다. 운영환경관리도 부족했다. 특히 산지·해안가에 설치된 ESS는 큰 일교차 탓에 결로(이슬 맺힘)와 먼지에 노출됐다. 배터리 모듈 안에 결로가 생겼다가 건조됐다가 하면서 먼지가 눌어붙고 이로 인해 절연(전기 차단)기능이 떨어져 불이 났다. 부주의한 설치과정, ESS의 제작 주체가 서로 달라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 연결되지 않은 경우도 문제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에 정부는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우선 제조기준이 강화된다. ESS용 대용량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PCS)가 안전관리 의무대상이 될 예정이다. 올해 8월부터 배터리 셀은 안전인증을 통해 생산 공정상의 결함 발생을 예방하고, 배터리 시스템은 안전확인 품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PCS는 올해 말까지 안전확인 용량 범위를 현재 100㎾에서 1㎿로 높이고, 2021년까지 2㎿로 확대키로 했다.
안전기준·장치도 마련된다. 옥내설치의 경우 용량을 600㎾h로 제한하고, 옥외에 설치하는 경우는 별도 전용건물 내에 설치하도록 했다. 이밖에 누전차단장치, 과전압 보호장치 등 전기적 충격에 대한 보호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한편, 배터리 만충(완전충전) 후 추가충전을 금지한다. 이상징후(과전압·과전류, 온도상승 등)가 탐지될 경우 관리자에게 통보하고, 비상정지되는 시스템도 마련하도록 했다.
점검도 강화된다. 정기점검주기를 단축(4년 → 1~2년)하고, 전기안전공사와 관련 업체가 공동점검을 하기로 했다. 특별 점검은 수시로 실시하고, 미신고 공사는 처벌하는 규정도 마련한다. 정부는 미신고시 1000만원 벌금 또는 1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소방시설법 시행령을 개정해 ESS를 특정 소방대상물로 지정해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ESS에 특화된 화재 안전기준을 올해 9월까지 제정하기로 했다. 가동중단 사업장 중 소방청이 인명피해 우려가 높다고 판단한 ESS 시설(숙박·병원·교육시설 등)에 대해서는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소방특별조사를 하고, 필요할 경우 옥외이설 등 안전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설치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단체보험 신규 도입을 추진하고, ESS ‘고효율 에너지 기기 인증제’ 활용을 지원한다. 현재 고효율 기기 인증을 받은 ESS는 투자금액의 3%를(중견기업 5%, 중소기업 10%) 법인세에서 공제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방화벽 설치 등 추가안전조치는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것으로, 정부가 비용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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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태양광, 풍력 등에서 발전되거나 전력계통으로부터 공급된 전력을 배터리에 저장한 후, 필요한 때에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관리 소프트웨어(BMS·PMS·EMS) 등이 전력흐름을 통합적으로 제어·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전력설비다. ESS 보급은 2017년부터 급격히 확대됐으며 지난해 국내 ESS 시장 규모는 약 3.6GWh로 세계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https://news.joins.com/article/23493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