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수 효과 톡톡히 보는 ‘4대강 사업'..."홍수피해 줄었다"

“200㎜ 비에 잠기던 곳 300㎜ 와도 멀쩡”

충남 공주시 금강 르포


“예전에는 ‘뚝방’까지 물에 잠겼는데 이제는 물이 안 차 피해가 거의 없어 좋습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 무더위가 시작된 19일 오후 충남 공주시 신관동 금강둔치공원. 그늘막에서 낮잠을 즐기던 주민 심희숙(여·64)씨는 공원 앞 금강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박순자(여·68)씨도 “나라에서 (보) 공사해 줘서 그런지 아무리 비가 와도 잠기는 일이 없어 부담없이 공원에 나온다”고 말했다.  



금강둔치공원은 장마 때마다 하천이 역류해 잠기는 상습 침수지역. 올해 장마보다 비가 적게 왔던 지난해에도 침수됐었지만 4대강 준설 작업 이후로는 더 이상 범람하지 않게 됐다. 실제 공주 지역은 지난해 가장 비가 많이 왔던 기간(7월20일~8월19일)에는 368㎜의 강수량을 보였으나 올해 최고점은 지난 6월19일부터 7월19일의 742㎜로, 지난해 최고점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큰 강수량 탓에 침수가 예상됐지만 올해 금강보 수위는 11.91m로 지난해 10.17m보다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준설작업으로 하천 용량이 넓어지면서 지난해 침수지역이었던 금강둔치공원, 정안천 연꽃밭, 상서리 논밭 등은 비 피해가 없었다.




금강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충남 공주시 우성면 평목리 건설현장 주변 마을주민들도 4대강 사업효과를 체감하는 분위기였다. 인근 밤나무 숲에서 작업 중이던 주민 박두순(70)씨는 “예전에는 비가 많이 오는 것은 물론, 상류 대청댐에서 방류만 해도 마을에 강물이 넘쳤다”며 “4대강 사업으로 물 피해 걱정은 안 하게 됐다. (4대강 공사는) 아주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씨는 “농사를 짓는 마을사람 입장에서는 비가 안 와도 보가 물을 모아줄 테니 가뭄 걱정도 안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대식 금강7공구 현장소장은 “보통 200㎜의 비만 와도 잠기던 곳이 올해 300㎜가 넘게 와도 문제없을 정도가 됐다”며 “4대강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피해를 볼까 반대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호의적으로 태도가 바뀌어 현장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다른 사업구간도 마찬가지. 낙동강 사업 구간인 경남 김해시 생림면의 김명수씨는 “10년간 농사지으면서 7~8년은 수해로 농사를 망쳤고 올해도 비가 많이 와 수해가 예상됐지만, 예년보다 수위가 낮았기에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4대강 시민공동조사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박창근(토목공학) 관동대 교수는 “이번 홍수 피해 상황을 보면 피해가 난 곳은 거의 본류가 아닌 지천”이라며 “4대강 사업 정책은 지방하천같이 방치되거나 투자가 필요했던 곳은 그대로 두고 안전한 하천은 더 안전하게 만드는 ‘부익부 빈익빈’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을 봐도 준설이 홍수위를 줄인 건 맞는데 쓸 데 없이 하다 보니 왜관철교가 무너지고 구미 지역에 두 차례 단수되는 등, 일어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공주 = 이용권기자 freeuse@munhwa.com 문화일보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