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하락속도,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빨라"
"건설경기 하락속도,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빨라"
건설시장 ‘부진의 늪’서 허우적
연관산업 침체 가시화
건설투자 감소세 뚜렷
3분기 연속 전년동기 대비 5% 이상 감소
최근 건설경기 하락 속도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빠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지난 1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발표한 ‘건설·주택경기 긴급진단’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건설투자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3분기 연속으로 전년동기 대비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처음 있는 현상으로,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8.9% 감소해 19년래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건설 경기 불황에 따른 악영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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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수주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건설수주는 전년대비 3.7% 감소한 15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공공과 민간부문 모두 실적이 좋지 못했는데, 공공부문의 침체가 두드러졌다. 실제로 지난해 공공부문의 수주는 전년대비 10.3% 감소했다.
민간주택 건설에 대한 각종 규제로 민간부문의 수주도 1.0% 줄었지만 공공부문의 감소폭이 훨씬 더 컸다.
올 1분기 건설 수주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분기 국내 건설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공공부문의 수주가 증가했지만, 민간 수주는 5년 9개월 래 가장 부진해 전체 건설수주 하락을 주도했다.
건설경기 동행지표인 건설기성도 올 1분기에 5.2% 줄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건설기성은 공사과정에서 완성된 정도에 따라 지급하는 공사금액을 말한다.
건설경기 하락은 건설업 취업자 수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올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3년 9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고, 1분기 건설업 취업자 수의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 대한 기여율도 11분기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건산연은 건설업 취업자 수가 건설투자와 2∼3분기 시차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건설업 취업자가 수는 향후 더 빠르게 줄어 최소한 2020년까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연구결과와 관련,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난해 3분기 이후 건설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건설경기 급락이 국내 경제성장 둔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같은 연구원의 박철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공사 발주를 늘렸지만, 실제 공사비 지급(기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경기 부양 효과를 높이기 위한 공공부문 예산 투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건산연의 연구결과는 다른 연구기관의 건설시장 전망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건설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4%에 달하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은 건설투자의 위축의 주된 원인으로 주택공급 과잉의 확대를 꼽았다.
최근 가구 수 증가가 연 20만호 내외로 둔화된 점 을 감안할 때 연 13만호로 추정되는 자연멸실 분을 감안하더라도 주택공급 증가분이 수요 증가분을 넘어서면서 미분양주택이 늘어나고 공급과잉 우려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 착공이 크게 줄어든 점, 가격 하향에 대한 기대로 신규분양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주택건설 투자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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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소비와 기업투자가 둔화되면서 상업용 및 공업용 건축투자 활력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생활밀착형 SOC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시행될 계획이고, 하반기 추경 역시 저소득층 일자리 지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인프라에 대한 투자부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지난해 건설수주 및 투자실적이 부진의 늪에 빠져있고, 향후 전망도 몹시 어둡게 나타나면서 연관산업으로의 침체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수주 및 투자액은 실제 경기변동에 앞서서 나타나는 선행지표로서 중요성을 갖는다.
건설수주 및 투자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정보통신공사 및 전기공사 등 전문 시설공사 분야의 시장을 전망하고 공사물량의 증감을 예측하기도 한다.
이민규 기자 정보통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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