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대책] 한전, 송배전 설비기준 재정립과 건축자재 품질인정제 도입
한전, 송배전 설비기준 재정립과 건축자재 품질인정제 도입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
제천 사우나, 밀양 병원, 종로 고시원 등 건축물 화재사고도 모자라 강원지역 초대형 산불까지 이어지면서 정부당국에도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정부 출범 후 채 2년도 안돼 벌써 6-7차례의 화재예방 및 안전대책을 내놨음에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개별 부처와 정치권까지 가세해 특단의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강원지역 산불을 계기로 소방공무원의 국가진 전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정부부처의 화재예방·안전대책도 줄을 잇고 있다.
2019년 4월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현장/데일리한국 - 한국아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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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 품질인정제 도입
먼저 국토교통부는 다중이용시설 등 건축물 화재사고 예방을 위해 건축자재의 안전성능 강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앞서 지난달 직제 개편을 통해 건축안전팀을 신설했고, 그 첫번째 안전대책으로 건축자재 성능시험제도 선진화 및 품질인정제도 시행을 마련하기로 했다.
건축자재에 대한 성능시험부터 제조ㆍ유통 및 시공ㆍ감리단계에 이르는 건축물 생애주기 전 과정에 걸쳐 화재안전성능을 강화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전문가 자문단(TF)를 꾸려, 화재 관련 건축자재의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실내 환경·조건별로 유사 화재시험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 건축자재에 대한 시험성적서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성적서 위·변조 등 불법 행위를 차단하고 올 상반기 중 건축물 화재안전기준 종합개산을 위한 건축법 하위법령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에서도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추진하는 등 화재사고 예방 및 신속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모든 정부부처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며 “총리실을 중심으로, 가용한 모든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상반기중 특단의 예방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장설비 등 건자재의 품질관리 역량이 부족한 업체는 성능시험에서 걸러내고 시험성적을 위ㆍ변조하는 업체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방침이다.
국교부는 지난달 시험, 제도·유통단계서부터 건축자재 관리 강화를 위해 ‘건축자재 화재안전성능 고도화 방안 마련 전문가 자문단(TF)’구성, 운영한다고 밝혔다
자문단으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 방재시험연구원, 대한건축사협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2개 기관ㆍ협회와 30명의 화재공학 전문가가 참여한다.
정책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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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단은 앞으로 화재 관련 건축자재 품질관리 강화, 실제 화재 환경과 유사한 시험방식 도입 , 건축자재 시험성적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논의하고 분야별 세부 안전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우선적으로 건축자재 성능시험의 ‘사각지대’를 해소방안을 추진한다. 애초 성능시험 당시와는 전혀 다른 불법 건축자재가 공급, 유통되는 폐단을 제거할 수 있는 ‘품질인정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건축자재 성능시험 신청시, 자재에 대한 성능평가 뿐 아니라 공장설비 등 해당 업체의 생산 및 품질관리 능력도 함께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단열재와 샌드위치 패널, 내화충전구조 등 화재예방과 직결되는 건자재에 대해서는 ‘건축안전 모니터링’을 통해 매년 제조공장과 시공현장 등에 대한 불시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국토부와 자문단은 또 앞서 대규모 화재사고의 빌미가 됐던 샌드위치 패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현행 샌드위치 패널은 소형샘플(10X10cm)만 성능을 시험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강판 등 이질적인 재료로 구성된 샌드위치 패널도 성능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샌드위치 패널의 실제 실내 환경을 재현해 시험하는 ‘실내형 화재시험방식’을 개발, 도입하고 조속히 현장 적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자문단은 건축자재 시험성적서 위·변조 행위 차단을 위해 발주자나 시공자, 감리자 등이 성적서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DB도 구축하기로 했다. 또 관련 제도개선을 통해 시험성적 위·변조 업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하는 등 엄중 제재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샌드위치 패널 실대형 화재시험
송변배전 등 전력설비 운영기준 재정비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개폐기와 연결된 전선이 지난달 4일 강원도 고성·속초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발화지점으로 지목되면서 관리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변압기 등의 보수·정비 비용을 줄여 관리부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전은 “이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해명하고 있다. 다만 예상치 못한 자연 환경에 대비해서 송변배전 등 전력설비 운영기준을 재정비 하기로 했다.
한전은 관리소홀 보다는 외부 이물질로 인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이번 산불을 계기로 ‘송배전 설비관리기준’을 새롭게 만들어 향후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최근 전문가 T/F를 구성하고, 기후변화를 고려한 설비관리 및 재해재난 매뉴얼 새롭게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산불 발생 초기에는 화재가 변압기 폭발에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개폐기 노후화 원인에서 개폐기와 고압선을 연결하는 전선의 리드선 탈락으로 인해 아크가 발생한 것이 산불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리드선의 탈락은 설비노후화, 시공 및 유지관리 소홀, 자연상황 등 원인이 다양하다. 그러나 리드선이 떨어졌을 당시 고성 속초지역에 34.1m/s의 강풍이 불어 닥친 것을 감안하면 설비에 어느정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성지역 대형 화재 전선 단락 흔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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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전선이 강풍에 견디는 설비 기준을 37m/s로 규정하고 있는데, 당시 바람 세기가 이 기준을 넘지 않아 관리가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번 화재가 시작된 고성지역은 작년 3월 28일에도 전선 단락으로 산불이 발생해 수백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이맘때 고성 인근 지역에는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서풍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조그만 전기 스파크에도 산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전의 설비운영 기준을 높여 더욱 철저한 관리는 물론 설비운영 측면에서도 내구연한을 명확히 해야한다”면서 “이와 함께 안전 시급성 등을 감안해 강원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전선 지중화 사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재호 시사뉴스매거진
출처 : 시사뉴스매거진(http://www.sisanews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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