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바다생물 이용법 Scientists Discover Something Remarkable Trapped in Amber: Ancient Sea Creatures

슬기로운 바다생물 이용법


홍합접착제부터 조류로 만든 건물벽까지, 


   손가락을 칼에 베여 피가 난다면  당연히 소독약과 연고를 찾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약들이 없었던 옛날에는 어떻게 상처를 치료했을까?  우리 선조들은 ‘참갑오징어’의 뼈를 갈아 상처에 발랐다. 뼈 안에 들어 있는 탄산칼슘의 칼슘 이온이 혈액 응고를 촉진시키고, 탄산칼슘이 피 속의 수분을 만나면서 열을 내 지혈을 돕기 때문이다. 


선조들은 참갑오징어의 뼈를 갈아 상처에 발랐다. 뼛속의 탄산칼슘이 지혈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Shigeru Harazaki 제공


 

Scientists Discover Something Remarkable Trapped in Amber: Ancient Sea Creatures

MICHELLE STARR 13 MAY 2019

Amber from Myanmar in Southeast Asia is turning out to be an incredibly rich resource for examining the natural world of 100 million years ago. In the last year, it's turned up frogs, snails, a snake, weird feathers, and some pretty wacky bugs. What do all of those have in common? They're land-dwellers.

https://www.sciencealert.com/cretaceous-sea-creatures-have-been-found-trapped-in-amber-alongside-ins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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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이 자연에서 얻은 전통 과학지식

미역처럼 갈조류에 속하는 곰피도 선조들이 자주 사용했다. 곰피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당지질은 물과 기름에 모두 잘 녹는 ‘계면활성제’다. 그래서 곰피를 비누처럼 사용하면 옷에 묻은 기름때를 지울 수 있다. 이외에도 선조들은 젤라틴이 풍부한 민어의 부레로 접착제를 만들거나, 상어의 꺼끌꺼끌한 피부를 사포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참갑오징어의 뼈. 뼈를 곱게 갈아 지혈제를 만드는 데 쓰였다.


선조들의 다양한 경험은 후대에 전해지면서 전통지식을 쌓였다. 최근에는 과학기술과 산업이 발달하면서 대부분의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전통지식이 더이상 쓸모가 없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미역ㄷ과 함께 갈조류에 속하는 곰피, 곰피에 든 당지질이 계면활성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비누로 쓰였다. 미시건대 제공


과학자들은 전통지식으로부터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투유유 중국중의과학원 교수는 중국 전통 약초 서적의 내용을 바탕으로 개똥쑥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성분을 찾아냈다. 그는 이 연구 성과를 인정 받아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국가기관이 나서서 전통지식을 수집하고 있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통지식의 경우, 전통지식을 알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 생물의 이름과 생물 채취 시기, 생물 가공 방법 등을 자세히 물어본다. 김병직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보통 3~4명 연구원이 함께 시골 마을에 찾아가 전통지식을 묻는데, 사람마다 부르는 생물 이름이 다르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며 "1년에 100군데 이상의 마을을 방문하고, 300명 이상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지식으로 모으는 연구는 한국의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고, 미래에 생물 자원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한 투자"라며 "모든 생물은 저마다의 용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지난 10년간 10만 건이 넘는 전통지식들을 찾아냈다”며 “전통지식은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국가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홍합 단백질로 접착제 만드는 현대 과학자


과거에는 민어의 부레로 풀을 만들었다면, 현대 과학자들은 홍합으로 접착제를 개발했다. 홍합은 다른 물질과 강하게 결합할 수 있는 단백질 덕분에 거센 파도 속에서도 바위에 찰싹 붙어 있다. 이 단백질은 우리 몸속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천연 접착제다.


차형준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교수팀은 '홍합 접착제'를 개발해 몸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상처를 봉합하는 것이다. 지금은 상처를 실과 바늘로 꿰매는데, 통증도 심할 뿐 아니라 아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홍합 접착제로 상처를 붙이면 통증이 없을 뿐 아니라, 빨리 아물고, 아무는 동안 접착제가 몸속에서 자연스럽게 녹는다. 




장기에 구멍이 뚫렸을 때에도 홍합 접착제로 막을 수 있다. 특히 부피 변화가 심한 방광의 경우, 접착제도 방광과 함께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어야 한다. 탄성력이 있는 접착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또 뼛가루와 홍합 접착제를 섞어 뼈가 부러진 부위에 바르면 뼛가루가 혈액에 쓸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 계속 남아 뼈의 재생을 돕기도 한다. 


홍합 단백질이 우수한 접착성을 갖고 있다면, 말미잘의 단백질은 늘여도 잘 끊어지지 않는 단단함을 갖고 있다. 차 교수는 말미잘이 자신의 몸길이를 10배 이상 늘이는 모습을 보고 이를 3D 프린터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존의 단백질 재료들은 3D 프린터로 찍어냈을 때 단단하지 않아서 쉽게 구조가 무너져버린다. 하지만 말미잘 단백질을 이용하면 단단함을 유지하기 때문에 정교한 입체구조를 만들 수 있다.  



홍합 단백질 1g을 얻으려면 무려 1만 마리 정도의 홍합이 필요하다. 그래서 홍합 접착제를 실생활에서 사용하려면 우선 홍합 단백질을 많이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 교수팀은 미생물의 유전자를 바꾸는 방법을 이용했다. 미생물의 유전자 속에 홍합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끼워넣으면 '홍합 단백질을 만드는 미생물'이 된다. 그래서 홍합을 잡지 않고도 홍합 단백질을 다량 생산할 수 있다. 




차 교수는 "홍합에서 직접 단백질을 채취할 경우, 홍합을 채취하는 환경에 따라 단백질의 품질이 다를 수 있다"며 "홍합 단백질 유전자를 가진 미생물을 사용하면 일정한 품질의 홍합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홍합 접착제의 접착력을 조절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독일의 뮌헨공과대학교와 에어버스 항공사가 협력해 만든 조류 농장의 모습. 여기서 재배된 조류는 비행기 연료로 쓰이는 항공유를 제작하는 데 쓰인다. Andreas Heddergott/TUM


광합성부터 지질, 전분까지 팔방미인 조류

과학자들은 강이나 바다에서 살고 있는 작은 생물인 조류도 산업에 활용하고 있다. 조류가 광합성을 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꾸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영국 건축 회사인 ‘에코로직스튜디오’는 ‘조류 커튼’을 만들어 건물을 덮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크기가 가로 2m, 세로 7m인 커튼 16개를 설치해 하루에 약 1kg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꿨다. 독일 함부르크에는 한쪽 면이 모두 조류가 들어 있는 유리창인 건물이 있으며, 프랑스와 중국에도 조류로 덮인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다.  


영국 더블린에 설치된 조류 커튼의 모습. 커튼 중간에 달린 녹색 튜브에 조류가 들어 있다. 16장의 조류 커튼은 광합성을 통해 하루에 약 1kg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NAARO/ecoLogicStudio


과학자들은 조류 안에 전분이 들어 있다는 점도 활용하고 있다. 전분을 굳히면 플라스틱처럼 딱딱해지기 때문에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연구팀은 3년간 연구 끝에 조류에서 얻은 전분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의 그릇을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조류를 배양하면 많은 양의 지질과 단백질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지질에 알코올과 촉매를 넣고 반응시키면 바이오디젤이 된다. 옥수수도 동일한 방법으로 바이오디젤을 얻을 수 있으나, 조류를 이용하면 같은 면적에서 얻을 수 있는 지질의 양이 50배 이상 많다.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최근 조류에서 더 빠르게 지질을 추출할 수 있는 화학반응을 개발했고, 일본 도쿄공과대 연구팀은 조류에서 전분의 양을 10배 이상 증가시키는 기술도 개발했다.  


어린이과학동아 10호(5월 15일 발행)

정한길 기자 jhg1road@donga.com 동아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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