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맞춰 태양광 올인…치솟을 비용은 나몰라라
산업과학 Construction,Science/에 너 지 Energy2019. 4. 20. 07:53
탈원전 맞춰 태양광 올인…치솟을 비용은 나몰라라
정부, 재생에너지 35% 목표 제시
재생에너지 목표 맞추려면
320조 태양광 투자 필요해
전기료 대폭 인상 불가피
원전비중 밝히지 않은건
탈원전에 맞게 급조한 탓
정부가 에너지정책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기본계획에 탈원전과 친재생에너지라는 문재인정부의 `코드`를 담았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는 데 이어 2040년에는 그 비중을 30~35%로 높이겠다는 로드맵이다. 지난해 말 민간 워킹그룹이 제안했던 2040년 재생에너지 목표치(25~40%)를 구체화한 것이다.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정부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표적 원전 지역인 경남 울진 주민들이 이에 반발하며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재생에너지 35% 목표 제시
재생에너지 목표 맞추려면
320조 태양광 투자 필요해
전기료 대폭 인상 불가피
원전비중 밝히지 않은건
탈원전에 맞게 급조한 탓
정부가 에너지정책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기본계획에 탈원전과 친재생에너지라는 문재인정부의 `코드`를 담았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는 데 이어 2040년에는 그 비중을 30~35%로 높이겠다는 로드맵이다. 지난해 말 민간 워킹그룹이 제안했던 2040년 재생에너지 목표치(25~40%)를 구체화한 것이다.
주민들 "신한울 재개" 촉구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정부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로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표적 원전 지역인 경남 울진 주민들이 이에 반발하며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워킹그룹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16년 24%에서 2040년 40%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정부안의 연구용역을 맡은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30∼35%가 가능하다고 100% 단정 지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친환경·안전 에너지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도전적인 목표를 갖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40% 중 수력발전 비중이 16%에 달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에너지원인 태양광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나라와는 동떨어진 목표치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지역마다 반발이 거센 주민수용성 문제, 지금도 수년씩 대기해야 하는 전력계통 문제, 국토 훼손 등 온갖 부작용을 뒷전으로 한 채 탈원전 코드에 에너지기본계획을 끼워 맞췄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번에 정부안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최대 35%로 높이겠다는 `대못`을 박으면서 속도 조절을 요구하던 에너지업계는 물론 탈원전 직격탄을 맞은 원전 지역에서도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에는 울진 지역 시민들이 참석해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안에는 지난 1·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달리 재생에너지 외에는 원전을 포함한 발전원별 비중을 담지 않았다. 그 대신 노후 원전 수명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선 2030년 원전 비중을 41%, 2차에선 2035년 29%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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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전력수급계획에서 이미 원전 비중을 밝혔고, 정부 정책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이처럼 상승하면서 원전 비중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0.3%에 달했던 원전 비중은 2030년 23.9%로 떨어지고 2040년에는 2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 용량도 2030년 11.7%에 불과하게 되고 2040년에는 7.6%로 크게 축소된다.
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원자력학회장)는 "원전 비중도 빼버린 채 탈원전이라는 구호에 맞춰 급조한 에너지 기본계획"이라며 "탈원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이득을 보기 위해 정부가 이런 에너지정책을 밀어붙이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기저발전인 석탄발전마저 대폭 감축된다
정부는 이번에 신규 석탄발전소를 금지하고 경제성 없는 노후 석탄발전소를 추가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지금의 36%까지 감축하기로 했던 정부는 최근 미세먼지 악화로 국민적 반발이 거세자 추가 감축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전기요금이다. 값싼 원전과 석탄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와 고비용 저효율 에너지원인 태양광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이어서 전기요금 상승 압력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는 2040년 최종 에너지 소비량이 2억1100만TOE(석유환산톤·1TOE는 원유 1t의 열량)로 전망되는데, 이를 18.6% 낮춰 2017년(1억7600만TOE)보다 낮은 1억7180만TOE로 줄이겠다는 수요관리 목표를 내세웠다. 산업부문(-21%), 건물부문(-38%) 등에서 에너지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7년 말 재생에너지3020 계획을 밝히면서 2030년까지 10.9% 수준으로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있다는 점만 밝혔을 뿐 추가적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정부 목표대로 올리려면 전국에 태양광 160GW를 깔아야 하기 때문에 320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정부가 전기 가격 인상을 공론화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민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상반기 중 누진제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에너지기본계획에선 주택용 계절·시간별 요금제, 녹색 요금제, 수요관리형 요금제 등을 도입해 소비자 선택권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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