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 ‘건설현장 주치의 제도’ 시행/'안전부메랑' 된 부실시공 과속방지턱
인천항만공사, ‘건설현장 주치의 제도’ 시행
인천항만공사(www.icpa.or.kr, 사장 남봉현)는 인천항 건설현장 내 근로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건설현장 주치의 제도’를 시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인천항 건설현장을 방문한 의료진들이 건강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인천항 ‘건설현장 주치의 제도’ 시행에 따라 인천지역 근로자 건강센터의 의사 및 간호사로 구성된 의료팀이 현장에 방문하여 분기별로 건강상담을 제공할 예정으로 인천항 건설 근로자라면 누구나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금번 1분기 건강상담은 19일부터 26일까지 신국제여객터미널 건설현장 등 5개 인천항 건설현장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혈압, 혈당, 체성분검사와 같은 기초검사를 포함해 근골격계질환이나 심혈관계질환 상담과 같은 폭넓은 건강 관련 상담도 제공한다.
더불어, 3월 말에는 인천 근로자건강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분기별 건강상담을 정례화하고, 협업내용을 구체화해 인천항 건설현장을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인천항만공사 남봉현 사장은 “이번 인천항 건설현장 주치의 제도 시행으로 안전한 건설현장 여건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향후 하역사 등 항만 종사자까지로 대상을 확대하여 보다 안전한 근로환경 구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천도시공사
'안전부메랑' 된 부실시공 과속방지턱
5개 도시 실태조사 했더니 지침무시 시공
턱 넘을 때 '덜컹' 소리나면 부실시공 의심
강제성없는 지침아닌 법령에 구체화 필요
'덜컹~!'
눈에 보이지 않는 턱이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속도를 줄이지 못해 승용차 하부가 손상을 입는 소리가 심하게 난다. 차가 다친 것이 마음이 더 아프다. 차가 갑작스럽게 흔들리면서 순간적으로 운전대를 놓쳐 중앙선을 침범한다.
전방에 과속방지턱을 알리는 표지판이나 노면에 서행표지조차 없는 낯선 길을 다녀 본 운전자라면 한번쯤은 도로에 갑자기 나타난 '턱' 때문에 아찔한 경험이 있다.
12일 부산 사하구 괴정동 한 아파트현장 입구에 설치한 과속방지턱이 파손돼 있다. ⓒ 김도수 기자
대부분은 자신의 부주의로 치부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과연 운전자만의 잘못일까.
12일 세이프타임즈(www.safetimes.co.kr)가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 안전까지 위협하는 '과속방지턱'의 실태를 집중 취재했다. 단순한 운전자의 문제가 아니라 안전불감증이 부른 부실시공이 숨어 있었다.
국토교통부 '도로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보면 과속방지턱을 도로에서 과속 주행을 방지하고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보행자 공간을 확보하는 기능까지 더한 '안전시설물'이란 것이다.
설치기준은 원호형 모양에 길이 3.6m, 높이 10㎝로 하도록 하고 있다. (이전 지침은 6m 이하인 도로의 길이가 2.5m로 작았다)
노면에 도색만 한 가상 과속방지턱도 과속방지턱 시설이다. 이 경우 교통여건과 지역 여건을 고려해 효과가 있다고 인정한 곳에만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양방향 도로에서 도로 한쪽만 설치해서도 안된다. 도로 중앙부를 띄우거나 위치를 어긋나게 해서도 안된다.
12일 서울 도봉구 창림초등학교 앞 도로의 과속방지턱이 규격과 다르게 설치돼 있다. ⓒ 원덕영 기자
세이프타임즈가 △서울 도봉 △부산 사하 △강원 원주 △충북 청주 △경기 여주 등 5개 지역을 표본으로 실태를 취재한 결과 예상대로 '안전사각지대'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이들 지역에 살고 있는 세이프타임즈 기자가 특정한 곳이 아닌 운전 중에 발견한 임의의 한 곳을 심층 취재했다.
서울 도봉구 창림초등학교 앞 도로는 방지턱 폭과 높이가 기준보다 작았다. 방지턱 간의 거리도 기준보다 가까이 설치돼 있었다. 방지턱 간격 기준은 20~90m다. 이곳은 어린이 보호구역이라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관리가 잘 돼 있는 편이었다.
최근에 방지턱 도색을 한 흔적도 보였다. 일부 방지턱에는 차량 바닥이 닿아 생긴 자국이 선명하게 보였다. 급정거로 인한 타이어 자국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운전자 이모(47)씨는 "방지턱 전방에 안내표지판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어린이 보호구역만이라도 규정에 맞게 안전한 시설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 H아파트 공사현장 입구 과속방지턱은 파손된 채로 방치돼 있었다. 원래 있던 방지턱에 아스콘을 덧씌워 만들었다. 도색도 안돼 있었다. 덧씌운 아스콘이 떨어져 파손된 상태라 위험천만해 보였다.
공사차량 속도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과속 방지턱이 오히려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12일 경기도 여주 점동면 37번 국도에 설치한 과속방지턱의 도색이 지워져 있다. ⓒ 서경원 기자
강원 원주시 부론면사무소 앞 방지턱은 원호형으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규격보다도 높게 설치돼 육안으로도 부실시공이 확인됐다. 턱을 넘는 차량의 흔들림도 컸다. 급정거한 차량 바퀴자국도 검게 표시돼 있었다. 최근에 도색한 흔적도 보였다.
경기 여주시 점동면 37번 국도에 있는 과속방지턱은 도색이 지워져 있었다. 높이도 기준보다 낮았다. 야간에 식별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운전자 서모(58)씨는 "국도에 방지턱을 설치한 것을 보면 과속 차량 때문에 민원이 많아 설치한 것 같다"며 "야간에 이곳을 지날 때면 위치를 아는데도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 청원구 오근장동 마을 입구 과속방지턱도 도색이 바랜 지 오래돼 보였다. 마을 진입로가 경사로이기에 더 위험해 보였다. 길이도 3.6m보다 작았다.
12일 충북 청주 오근장동 마을 입구에 설치한 과속방지턱의 도색이 지워져 있다. ⓒ 박채원 기자
국토부 설치기준에 벗어나게 시공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모양과 규격도 제각각이었다. 이로 인해 차량 파손도 자주 발생한다. 한 방향만 설치한 방지턱 구간도 있어 도로 반대방향 차로로 중앙선을 넘다가 반대편 차선과 충돌할 뻔한 아찔한 경우도 연출되고 있다.
운전자 강모(41)씨는 "야간운전을 할 때는 평소 잘 아는 길인데도 색이 지워진 방지턱을 지날 때마다 놀란다"며 "도로에 장애물이 있는 것이기에 시급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2015년 규격, 비규격 높이 과속방지턱을 대상으로 모의 주행시험을 했다. 규격 높이 10㎝, 비규격 높이 14.5cm로 시험했다.
시험결과 승용차는 속도와 관계없이 비규격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규격 방지턱보다 차량 하부에 가해지는 충격이 약 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UV 차량일 경우 50㎞/h 속도로 비규격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머리부 충격값이 규격품보다 약 27.7배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같은 조사에서 서울시도 327곳 과속 방지턱 가운데 무려 203곳이 설치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밝혀냈다. 조사대상의 62.1%를 차지, 관리당국도 과속방지턱의 부실상태를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9월 기준 경기지역 과속방지턱 3만3651곳 가운데 부적절한 곳이 1976곳이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과속 방지턱이 기준에 맞게 시공될 수 있도록 발주처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며 "색이 지워진 경우나 방지턱 파손시 신속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2일 강원 원주 부론면사무소 앞 과속방지턱이 기준에 맞지 않아 차량의 급정거로 남겨진 타이어 흔적이 있다. ⓒ 서경원기자
현재 기준은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 한해 노면표시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속방지턱이 설치된 모든 장소에 교통안전표시나 노면표시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설치하도록 의무화할 필요도 있다.
과속방지턱 시공업체 관계자는 "규정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시공한 것이 문제이지만 과속방지턱은 반드시 필요한 교통안전시설"이라며 "도로관리기관이 현황을 파악해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 지침은 보수가 곤란한 경우에는 철거후 재시공하는 등 즉각적인 보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법령이 아닌 '국토부 지침'이라는 것이다. 강제성이 없는 지침으로 정한 것도 문제이지만 부실시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을 위해 법령으로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알림] 세이프타임즈는 교통안전을 위해 빠른 보수가 필요한 전국 주요도로의 과속방지턱에 대한 취재를 계속합니다. 도로교통 안전시설뿐 아니라 도로교통법의 사각지대인 대학교와 아파트 단지내 교통안전시설에 대한 후속보도를 계속합니다.
김도수·서경원·원덕영·박채원 기자 세이프타임스
http://www.sa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8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