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건축 명소들
개성 넘치는 건축 명소들
경기도
빌딩이야 우주선이야
건축 투어는 여러 재미를 동반한다. 이름난 건축물이 들어앉은 지역을 벗 삼아 두 발로 걷고, 사진도 찍고, 역사까지 배울 수 있다. 경기도에도 특색 있고 개성 넘치며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건축물이 가득하다. 경기관광공사가 꼽은 건축 투어 명소 4곳이다.
이천 도자예술마을 - 예스파크
예스파크의 세라기타문화관. [사진 경기관광공사]
이천은 조선시대 백자 생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풍부한 물자와 자원은 물론, 한양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더해져 솜씨 좋은 도공들이 터를 잡고 품질 좋은 도자를 만들었다.
도자 예술 마을인 예스파크에는 예술적 감성으로 채워진 아름다운 건축물이 가득하다. 오로지 건축물을 보기 위해 방문해도 좋을 정도다.
전통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가미됐는데, 특히 커다란 통기타 모양의 건물이 최근 SNS에 자주 등장한다. 이곳은 수제 기타 공방인 세라기타문화관으로 기타 교실과 우쿨렐레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맞은편 건물에는 녹슨 철로 만든 말 모양의 외벽장식이 눈에 띈다. 이곳은 도자 작품 갤러리로 녹슨 철과 도자의 조화가 이채롭다. 예스파크는 곳곳에 숨은 건축물을 보며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150여 개의 공방이 모인 이천 예스파크. [사진 경기관광공사]
예스파크에는 현재 약 150여 개의 공방에서 예술가들이 꿈을 펼치고 있다. 도자공방 외에도 가구공예·종이공예·가죽공예 등 다양한 공방에서 전시·교육·판매가 진행된다.
미래형 첨단연구단지 - 판교테크노밸리
신분당선 판교역의 모습. 알파돔타워3와 크레프톤타워를 잇는 연결통로가 독특하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판교테크노밸리에는 한화 테크원, NHN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술혁신기업이 입주해있다. 이곳의 건축물들도 기존의 틀을 깬다. 판교테크노밸리 건축투어의 시작은 판교역이다. 역을 나오면 알파돔타워3와 크레프톤타워를 잇는 기하학적 디자인의 연결통로가 시선을 잡는다. 마치 빌딩 사이를 비행하는 웅장한 우주선 같은 모습이다.
판교역 부근 개나리교. [사진 경기관광공사]
뾰족한 탑 모양의 개나리교도 독특하다. 다리의 상부는 탑 모양이고 길은 구불구불 멋지게 휘어져 있다. 다리를 건너면 테크노밸리의 본격적인 업무공간이 시작되는데, ‘엔씨소프트’ ‘안랩’ 등 푸른 빌딩마다 새겨진 익숙한 기업의 로고를 찾아보는 것도 재밌다.
나는 심플하다 - 장욱진미술관
양주시 장흥면에 자리한 장욱진미술관. [사진 경기관광공사]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와 함께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다. 양주 시립 장욱진미술관은 장욱진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한국 현대미술의 발전을 위해 세워졌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미술관은 "나는 심플하다"라고 말한 장욱진처럼 간결하다.
장욱진미술관의 내부 모습. 2014년 김수근건축상을 수상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장욱진의 작품 '호작도'와 그의 집을 모티브로 설계했으며 중앙의 천정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다. 단순한 직선을 사용했으나 어느 하나 평행하지 않은 독창적인 모습과 점하나 없는 순백색이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2014년에는 '김수근건축상'을 수상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를 기억하다 - 은이성지
은이성지 김가항성당. 용인시 양지면에 있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용인 양지면의 깊은 골짜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숨은 마을에 은이성지가 있다. 아담하고 평범하지만, 한국 천주교 역사에 남긴 자취가 크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 살던 소년 김대건이 세례를 받은 곳이며, 사제가 되어 돌아와 사목활동의 근거지로 삼은 곳이다.
성지의 중심은 김가항성당이다. 오각형을 이루는 전면은 평평한 민무늬 벽과 중앙의 십자가 아래, 한자로 천주당이라 쓴 부분이 특이하게 느껴진다. 성당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김대건 신부가 사제서품을 받은 중국 상하이의 김가항성당을 재현해낸 것이다. 상하이 정부의 개발계획에 따라 철거된 것을 상하이교구의 도움으로 옮겨 지었다. 2016년 김대건 신부의 순교 170주년 기념으로 봉헌되었다.
은이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세례를 받은 천주교 성지다. [사진 경기관광공사]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닮은 소박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으로 2018년 경기도건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제23회 경기도건축문화상을 받았다. 성당 옆으로 한옥 모양의 김대건기념관과 목조건물인 사제관이 있다. 용인의 자랑 백암순대로 이름난 백암면이 멀지 않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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