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에너지 기업 일본 진출 '속도'... 일본식 주택 맞춰 크기 줄이자 태양광 패널 1위


한국 에너지 기업 일본 진출 '속도'... 일본식 주택 맞춰 크기 줄이자 태양광 패널 1위


 

LS산전이 만든 일본 이시카와현 메가솔라 발전소 전경. [사진 LS산전]


   한국 에너지 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 속도가 매섭다. 낮은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중국 태양광 에너지 기업이 일본 진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태양광 에너지 기업이 시장 점유율에서 일본 기업을 제친 사례도 등장했다. 

  

LS산전은 일본에서 수주한 세 번째 메가솔라(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일본 이시카와현 가시마군 지역에 들어선 발전소는 규모만 30만㎡다. 사업비는 460억원이다. 이 발전소는 5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20년에 걸쳐 지역 전력회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LS산전의 일본 내 메가솔라 발전소 준공이 갖는 의미는 세 번째란 숫자에 있다. 



  

이에 앞서 LS산전은 지난 2014년 일본 내 첫 메가솔라 발전소를 이바라키현 미토 뉴타운에 세웠다. 이어 2017년에도 홋카이도 치토세 공항 근처에 39MW(메가와트)급 메가솔라 발전소를 준공했다. LS산전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 LS산전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메가솔라 시장을 지속해서 공략하면서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송·변전 솔루션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S산전을 비롯한 국내 에너지 기업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한 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이 컸다. 일본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외국 기업에 에너지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방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이 일본 지사를 설립하면서 에너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LS산전이 일본에서 만든 메가솔라 발전소 위치 및 현황.


LS산전에 앞서 LG CNS도 지난해 5월 일본 야마구치현 미네시에서 메가솔라 발전소를 준공했다. 미네 태양광 발전소는 문을 닫은 골프장 27개 홀 위에 태양광 패널 17만장을 설치했다. 미네 발전소는 일본 내 7000여개 태양광 발전소 중 발전량으로 따져 8위다. 

  

국내 에너지 기업이 일본 태양광 발전소 수주에 열심인 건 국내 시장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일본과 같은 메가솔라 발전소(1MW·메가와트 이상 발전량을 보유한 태양광 발전소)가 한 곳도 없다. 정부 정책도 메가솔라 발전소가 아닌 100KW(킬로와트) 이하의 소규모 발전소에 힘을 줬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 80% 정도는 100KW 이하 소규모 발전소"라고 말했다. 이렇게 보니 한국과 일본은 태양광 발전량에서 5배 정도 차이가 난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국내 태양광 발전용량은 7913MW(메가와트)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은 5만4000MW 수준이다. 국내 에너지 기업이 일본 시장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과 별개로 태양광 패널의 일본 수출도 속도가 붙었다. 2011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한화큐셀은 현지법인을 통해 태양광 패널 시장에 진출했다. 한화큐셀은 일본 주택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2017년 일본 내 태양광 패널 부문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한화큐셀의 2017년도 태양광 패널 출하량은 780㎿로 일본 경쟁사인 교세라(700㎿)를 앞섰다. 한화큐셀은 2018년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에도 일본 내 태양광 패널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나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시장에선 내다보고 있다. 

  

 

LG CNS가 지난해 준공한 일본 야마구치현 미네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 LG CNS]

  

한화큐셀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일본 주택에 맞춘 소형 태양광 패널과 함께 산업용 태양광 패널 솔루션을 동시에 공급한 게 일본 시장 공략에 주요했다”며 “일본 현지에 기술센터를 두고 있어 중국 경쟁사와 비교해 기술 수준에서 앞서 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패널을 넘어 가상발전소 사업으로 일본 에너지 시장 진출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월 일본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태양광 전력거래 시스템 공급사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태양광 패널뿐만이 아니라 일본 에너지 거래 시장 진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강기헌 기자 사진강기헌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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