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실적희비..."삼성물산·GS건설 영업익 '1조 클럽' 첫 진입"
건설사 실적희비..."삼성물산·GS건설 영업익 '1조 클럽' 첫 진입"
1조 잔치 vs 어닝 쇼크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 해외사업 탓 8400억에 그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놓고 벌인 건설사들의 대결이 '해외사업'서 갈렸다. 건설경기 침체 우려에도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관리하며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현대건설은 해외사업 부문에 발목이 잡히며 1조원 클럽 재진입을 올해로 미뤘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GS건설은 각각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41억원, 1조649억원을 기록해 나란히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우려를 딛고 달성한 첫 성과다.
특히 영업이익 증가 폭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증가 폭은 전년 대비 25%를 웃돌았다. 연간 매출액 증가 폭은 6%대에 머물렀으나 수익성 중심의 수주에 주력한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54% 급증하면서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GS건설의 영업이익은 1년 새 234% 급증하며 창사 이후 처음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3분기 호실적에 이어 4분기에는 견조한 성적을 기록, 깜짝 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토목 인프라와 전력 부문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건축ㆍ주택과 플랜트 부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1분기 사우디아라비아 라빅 프로젝트 등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만 약 3900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매 분기 2000억원 이상 벌어들인 결과다.
반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8400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클럽 진입에 실패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조893억원, 1조15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건설업계 맏형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1조원 진입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쿠웨이트 자베르 교랑과 아랍에미리트(UAE) 사브 해상원유처리시설에서 800억원 규모 추가 원가가 반영되면서 해외사업 부문 원가율이 103%를 웃돈 탓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중동 및 아시아 지역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가스ㆍ복합화력ㆍ해양항만ㆍ송변전 등 경쟁력 우위 공종에 집중해 영업이익 1조원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 신시장ㆍ신사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수익을 관리할 방침이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놓고 벌일 건설업계의 자존심 대결은 올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승부처는 수익성 관리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내외 수주여건이 녹록지 않아 급격한 수주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수익성 관리에 따라 실적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해외부문 수익성이 여전히 낮고 일회성 비용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건설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수익성 관리 여부에 따라 중소형사와 대형사는 물론 대형사 간 격차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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