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용지물 52시간제"…건설노동계, 내달 조사결과 공개

[단독] "무용지물 52시간제"…건설노동계, 내달 조사결과 공개

 

공공공사 포함 대부분 현장 근로시간단축 효과 無

법 적용 강도 입장차에 '노사 간 갈등 심화' 불가피


   "7월1일 대한민국은 과로사회에서 탈출합니다"


이런 취지로 시작된 노동시간 단축제도가 상당수 건설현장에서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노동계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 52시간 근무제 이행현황 자료를 다음 달 공개하고, 강도 높은 법 적용을 촉구할 방침이다. 반면, 건설사들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등 유연한 법 적용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노동시간 단축 관련 노사 간 대립구도가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 9월10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보라·이은권·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위기의 건설산업 근로시간 단축 대응방안 대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건설 

           관련 연구원·협회 관계자들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 등의 노동시간 단축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

           했다.(사진=김재환 기자)


23일 본지 취재 결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은 전국 34개 지부를 통해 '건설현장 근로시간 단축 이행 여부 설문조사·통계자료'를 작성했다.




다만, 조사항목별 자세한 통계 수치에 대한 공개시기를 다음 달로 잠정 계획하고, 내부적으로 세부 일정과 공개 범위를 조율 중인 상태다. 최근 정부가 경영계 요구로 인해 노동시간 단축 속도조절에 나선 만큼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건설기업노조는 이번 조사로 주 52시간 근무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공공공사를 포함한 대다수 건설현장에서 사실상 무용지물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법안 개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노동시간이 줄지 않은 주요 원인은 사측과 발주처의 협조가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당 법적 작업시간이 축소됐음에도 기업이 추가 인력을 확보하지 않거나 발주처가 공사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휴일근무나 돌관작업이 불가피했던 셈이다.


건설기업노조는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보다 엄격히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기업노조 관계자는 "계도기간·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지금도 (개정된 근로기준법) 잘 안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처벌을 강화하고, 법을 엄격하게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용자측과 상반된 견해로, 건설사들은 노동시간 단축 미이행 시 처벌 유예 및 탄력근로제 기간 단위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발주자 요구와 날씨 등 현장상황에 따라 유연한 인력운용이 필요하므로 6개월 또는 1년 단위 탄력근로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정부와 국회에 지속적으로 피력해왔다.


한편, 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근로기준법 개정안 계도기간 및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연장 방안을 내년 2월까지 검토키로 했다.


다음 달 종료되는 노동시간 위반사항에 대한 처벌 유예기간과 현행 2주~3개월인 법정 노동시간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려달라는 경영계 요구를 수용한 조치다.




김재환 기자 jeje@shinailbo.co.kr[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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