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부실시공 현장] "새로 칠한 차선도색 안 보인다 했더니/ 붕괴위험' 강남 대종빌딩 사용금지

#1 "새로 칠한 차선도색 안 보인다 했더니.."업자·공무원 결탁


전북경찰, 불법 하도급 넘긴 업자와 공무원 등 입건


  전북 남원시가 발주한 차선도색 공사를 낙찰받은 뒤 불법 하도급을 해 부당이득을 취한 업체 대표와 이를 묵인한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은 남원시청 감독관, 차선도색 공사를 시행한 관계자들을 모두 참여시켜 노면표시 반사 성능과 

     차선 도색의 두께를 측정하고 있다.(전북지방경찰청)2018.12.18/뉴스1© News1


전북지방경찰청은 남원시 차선도색 공사를 낙찰받아 불법 하도급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위반)로 건설업체 대표 A씨(36)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공사 발주 후 준공검사 시 조달과 일반 납품 등 검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준공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로 남원시 7급 공무원 B씨(41)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업체 대표 A씨 등은 차선 도색 공사를 직접 시공할 능력이 없지만 도장 면허(페인트를 칠하는 자격증)만 있으면 공사 입찰이 가능한 점을 이용해 2014년 초부터 올해 8월까지 21건의 차선 도색공사를 낙찰 받은 뒤 불법 하도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17억 상당의 공사를 발주 받아 5억7000만원을 수수료로 챙긴 뒤 불법하도급 했다.

차선 도색 공사 경우는 단종 공사로 낙찰 받은 업체가 직접 시공해야 한다고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하고 있다.


       부실 도색된 남원시 차선(전북지방경찰청 제공)2018.12.18/뉴스1© News1


조사결과 하도급을 받은 일부 업체는 공사 원가를 줄이기 위해 살포 도료에 유리가루를 적게 섞는 등의 방법으로 부실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담당 공무원인 B씨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자재검수, 직접시공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고 준공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원시 인근을 지나던 운전자들이 “차선도색 공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을 받은 뒤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공사 시행 업체의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해 자치단체로부터 도급받은 뒤 다른 업체에 하도급 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최근 공사가 완료된 곳을 경찰과 시청 감독관, 차선도색 공사를 시행한 관계자들을 모두 참여시켜 점검한 결과 노면표시 반사 성능과 차선 도색의 두께가 기준치에 미달하는 등 부실 시공 흔적을 확인했다.


차선도색 시 휘도(야간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 도료에 유리가루를 섞어 빛을 발산시키는 광도)의 기준이 중앙선과 안전지대 등 황색은 250 cd/㎡(칸델라), 흰색의 경우 150 cd/㎡에서 90% 이상 나와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차선도색 공사의 불법 하도급으로 인한 부실 공사로 야간·우천시 차선이 보이지 않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이 같은 불법 차선 도색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hada0726@news1.kr





#2 '붕괴위험' 강남 대종빌딩 사용금지…부실시공 가능성


자정부터 건물 출입 제한 후 정밀 안전점검 예정

"설계도에는 사각형 기둥, 시공은 원형으로"…부실시공 가능성

입주민들 "이사하면서도 무너질까 불안"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의 사용이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붕괴 위험 원인으로 부실시공이 지목됐다.


강남구청은 12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대종빌딩에서 현장브리핑을 열고 "오늘 자정부터 건물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고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2일 오전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내 입주업체 직원들이 짐을 챙겨 붕괴 건물을 나서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청과 함께 긴급 점검 결과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 발생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유승 부구청장은 "2층 중앙기둥 하나가 내력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라며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기둥에 지지대를 설치하는 보강조치 후 정밀안전진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은 해당 건물이 설계도와 다르게 시공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강남구청 박중섭 건축과장은 "2층의 기둥이 사각형으로 설계됐어야 하지만 실제 시공은 원형으로 돼 있다"며 "내력 자체가 20%정도 부족하게 설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근도 정상적인 이음상태가 아니고 시멘트와 골재의 조합상태도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강남구청은 긴급안전진단을 벌여 대종빌딩을 시설물 안전에 관한 특별법상 안전 관리가 필요한 제3종 시설물로 지정했다.


12일 서울 삼성동 대종빌딩 중앙 기둥에 철골 구조물이 드러나고 바닥이 갈라져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오후 신고를  받고 강남구청과 함께 긴급 점검 결과 안전진단 최하 등급인 E등급으로 추정되는 등 붕괴 발생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문제가 된 건물 2층의 주기둥에는 콘크리트가 부서져 철근이 고스란히 노출돼 있고 바닥 주변에서도 금이 가있는 상태다. 


구청의 퇴거조치로 입주민 대부분은 짐을 챙겨 나갔지만, 아직 이사가 완료되지 못한 사무실은 사무용품 등을 챙겨 나오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해당 건물 8층에서 일하는 이효진(28)씨는 "건물이 무너진다면서 재난본부까지 설치했는데 우리는 문서를 옮기고 있다"며 "오전까지 퇴거를 미리 알려주지도 않고 우리가 이 종이값 만도 못한 건가 하는 생각도 들다"고 말했다. 




최영진(30)씨도 "주변에 급하게 오피스를 구해서 임시로 이동하고 있다"며 "건물이 무너질 거 같은데 이사는 해야겠고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입주민을 위해 관내의 공유사무실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 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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