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10억원 이상 공공건설사업 원가자료 공개 논란
경기도, 10억원 이상 공공건설사업 원가자료 공개 논란
건설사들 영업비밀 노출 우려의 목소리
"기술력 발전에 악영향 줄 것"
경기도가 10억원 이상 공공건설사업에 대한 원가자료를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부당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건설사들의 영업비밀이 노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는 1일 오는 9월부터 도 및 직속 기관이 발주하는 계약금액 10억원 이상의 건설공사 원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현재 도 및 직속 기관에서 발주하는 공사의 발주계획과 입찰공고, 개찰결과, 사업비 총액 등이 담긴 계약현황 등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가 이날 공개하겠다는 것은 공사 내역서로 이는 현재 정보공개청구가 들어올 때만 공개하고 있다.
경기도청사[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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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로 경기도는 건설공사 원가 공개로 도 발주 사업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공사비 부풀리기 차단 등을 통해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공공건설 공사 원가 공개 방침을 알리며 "누군가의 부당한 이익은 누군가의 부당한 손실이다"며 "권력에 유착해 불로소득을 누릴 수 없도록 철저히 막고 도민의 삶을 바꿀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4월 성남시장 재임 시절 전국 최초로 시 발주 공사의 세부내역과 공사 원가를 공개했던 사례를 소개하며 "원가 등이 공개되자 민간 공사와 비교해 부풀리기 설계인지를 알 수 있어 공사비 거품이 꺼졌고, 성남시는 이런 예산절감을 바탕으로 가성비 좋은 복지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영업비밀 노출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내역서에는 자재비는 물론 인건비 등 건설공사의 자세한 원가, 설계명세서, 원·하도급 가격 비교 등의 자료가 들어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의 기술력 발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속된 연구 개발로 공사비를 줄이더라도 결국에는 원가가 줄었다는 이유로 공사비 전체까지 줄어들면 향후 추가 연구 비용을 확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계약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결국에는 건설사의 영업 노하우와 사업성까지 공개돼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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