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주택 선분양 제한 기준 강화에 건설업계 반발
부실시공 업체 주택 선분양 제한 기준 강화에 건설업계 반발
9월부터 적용
제재 소급 적용 불합리해
한국주택협회와 한국건설경영협회 등 국토부 건의
정부가 부실시공을 한 사업자와 시공사에 대한 주택 선분양 제한 기준을 강화하면서 건설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9월부터 선분양 제한 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제재를 소급 적용하는것 등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는 주장이다. 한국주택협회와 한국건설경영협회 등이 국토교통부에 완화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하고는 있지만, 국토부는 제도를 바꾸지 않을 분위기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6월 부실업체 선분양 제한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주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른 부실시공 업체 선분양 제한 세부 기준. /국토부 제공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법이나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을 위반해 영업정지를 받았거나 건설기술진흥법(건진법)상 누계평균벌점을 1.0점 이상 받은 업체는 영업정지 기간과 벌점 수준에 따라 2년 동안 선분양을 제한 받는다.
벌점은 원칙적으로 2년간 유효하다. 누계평균벌점이 6개월마다 업데이트된다는 점을 고려해 제제 수준은 6개월 단위로 변경한다. 오는 9월 14일 이후 입주자모집 공고를 하는 주택이 대상이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조치가 너무 강하다고 반발한다. 한국건설경영협회의 한 관계자는 “입주민 피해를 막는다는 법개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이미 유사한 사유로 영업정지와 벌점 등의 처벌을 받은 사안에 대해 추가적으로 선분양 제한 조치를 하는 것은 ‘이중제재금지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분양 제한 조치는 그 자체만으로 해당업체의 수주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이들은 우려한다.
판단 시점도 논란 거리다. 건진법상 누계평균벌점은 2년 동안 받은 벌점을 누적해 평균을 내는 시스템이다. 개정안 시행 2년 전에 벌어진 부실시공으로 현재의 주택사업을 제한하는 셈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이는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면서 “주택 공사외에 다른 공종인 토목공사의 부실시공 등으로 선분양 제한 조치를 받는다면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이란 행정법상 행정기관이 행정활동을 행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반대급부를 상대방에 부과해서는 안된다는 법칙이다.
그러나 국토부의 소급 적용 방침은 확고하다. 기존에 부실시공 문제를 일으킨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는 선분양을 제한해 소비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선분양을 제한받을 건설사는 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총 150개 내외로 추산된다. 건산법에 따라 부실시공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지난해 17곳이었다.
일각에서는 9월부터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형 건설사도 선분양 제한 조치를 피하가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주택 공급량이 많은 대형 건설사도 선분양 제한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면서 “건설업계에 혼란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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