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통신·포털과 "스마트홈" 주도권 경쟁... "AI플랫폼도 직접 개발"
건설사, 통신·포털과 "스마트홈" 주도권 경쟁... "AI플랫폼도 직접 개발"
사물인터넷 쇼룸 열고… AI플랫폼 직접 개발하고
자체 플랫폼 구축 속도
통신사 등 외부 이용하면 데이터 직접 활용 힘들어
"자체 서비스 기반 구축 땐 포털과도 경쟁구도 형성"
음성인식 기술 개발도 박차
삼성물산이 다음달 1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주거문화 전시장인 ‘래미안 스타일관’을 ‘사물인터넷(IoT) 쇼룸’으로 새로 단장한다. 정보기술(IT) 회사가 아닌 건설사가 IoT 쇼룸을 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곳에서 주거생활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IoT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스마트홈/Infineon Technologies
관련기사
삼성물산, 음성인식기술 접목한 `IoT 주거 시스템` 개발
http://news.mk.co.kr/newsRead.php?no=594698&year=2017
edited by kcontents
IoT 쇼룸의 등장은 건설업계의 변신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2000년대 이후 건설업계의 트렌드는 초고속 인터넷을 시작으로 친환경 자재, 미세먼지 집진시설, 커뮤니티 서비스로 변화했다. 이제는 스마트홈의 핵심 기술인 IoT와 AI로 중심축이 옮겨 가고 있다.
자체 플랫폼으로 데이터 확보
주요 건설사들은 스마트홈 관련 ‘자체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이 제공하는 외부 플랫폼에 의존해서는 축적되는 데이터를 직접 활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현대오토에버와 협력해 자체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중견 건설사의 아파트에 적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한 축은 토목·주택건설, 다른 한 축은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융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토에버와 음성인식 기술도 공동 개발했다. 목소리로 쇼핑하는 것은 물론 딥러닝 기술을 접목한 상품추천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GS건설은 임병용 사장 주도로 지난해 11월 스마트홈을 전담하는 SPACE팀을 신설했다. IT 계열사 자이에스앤디와 함께 스마트홈 플랫폼 ‘자이서버’를 개발 중이다. GS건설은 AI 기술은 직접 개발하고, 음성인식은 카카오와 협력하고 있다. 센서 부문은 기타 중소기업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분양아파트에 이 같은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광운대역세권을 개발하는 복합단지에 최첨단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AI 스피커를 통해 쇼핑, 병원 예약 서비스는 물론 단지에서 지하철역까지 무인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포털과 주도권 싸움
건설사들이 통신사와의 기술 제휴 방식을 벗어나 자체 플랫폼 개발에 나선 배경엔 IT기업과의 주도권 싸움이 자리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신축 아파트라는 인프라를 갖고 있는 만큼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분야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대림산업도 SK텔레콤과의 제휴를 고려했으나 자체 플랫폼 개발로 선회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특정 통신사의 플랫폼에 의존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월 사용료 부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가 자체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모델이 홈패드의 음성인식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물산]
edited by kcontents
스마트홈 사업에서 통신사를 외면하는 또 다른 요인은 콘텐츠다. 입주자들이 즐겨 활용할 만한 쇼핑, 차량호출, 음식배달 등의 콘텐츠를 통신사들이 갖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건설사들은 대신 포털에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건설사들의 자체 서비스 기반이 구축되면 포털과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건설사와 IT업계가 물밑에서 스마트홈 주도권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각종 규제도 헤쳐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황종홍 HDC현대산업개발 상무는 “기술적으로는 가능한 분야가 많지만 관련 규정이 미비하고 표준화가 안 돼 실행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허란기자 why@hankyung.com 한국경제
케이콘텐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