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에너지정책 짜는데..."원전 찬성 전문가 모두 제외"
20년 에너지정책 짜는데..."원전 찬성 전문가 모두 제외"
산자부, 72명 민간위원 선정
에너지정책委 72명 중 原電 산업계 인사 2명뿐
개판 오분전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
정부가 향후 20년의 국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비판적인 전문가는 배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서울 광화문 무역보험공사에서 3차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과 관련,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 총괄 분과 1차 회의를 열었다. 에너지 기본계획은 5년 주기로 세우는 에너지 분야 최고 행정계획이다. 정부는 총괄, 갈등관리·소통, 수요, 공급, 산업·일자리 등 5개 분과의 민관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산·학·연 전문가와 시민단체 인사 등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3차 계획 권고안을 수립해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공론화를 통해 공사가 재개된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현장의 작년 11월 모습.
그러나 72명의 민간위원 가운데 두산중공업 나기용 부사장(산업·일자리 분과)과 한국수력원자력 한장희 지역상생협력처장(갈등관리·소통 분과) 등 원전 산업계 인사 2명만 이름을 올렸을 뿐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비판적인 전문가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탈원전을 지지해온 전문가와 환경 단체 관계자가 다수 포함됐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이유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인데 논의 과정에 원전 전문가를 배제한 것은 정부가 탈원전을 고집하느라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체 발전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30.3%에서 2030년까지 23.9%로 낮출 계획이다.
지난해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 당시 공사 중단 측 발표자나 토론자로 나서 탈원전 주장을 펼쳤던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시스템공학과 교수와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홍혜란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이번에 총괄분과 위원을 맡았다. 위원장이자 총괄 분과장인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교수는 원전 비중을 대폭 줄인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 때 전력정책심의위원장을 맡았었다.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때 전력 수요 전망을 담당했던 강승진 산업기술대 에너지대학원 교수는 수요 분과장에,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총괄 분과 위원으로 각각 임명됐다. 그러나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전망한 최대 전력 수요 예측이 올해 들어서만 14차례나 빗나가면서, 탈원전 정책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전력 수요를 너무 낮게 예측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위원회에 탈원전에 비판적인 인사가 배제됐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해 에너지 전환(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했고,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도 원전 비중이 축소돼 원전 관련 인사 참여가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아직 원전을 대체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에너지 정책 수립을 위한 논의에서 원전 전문가를 배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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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0/2018032000290.html#csidxb0df79280d6ad9790a3b1319f7710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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