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OC 건설 도전에 박차를


글로벌 SOC 건설 도전에 박차를

문재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천년 제국의 기틀을 닦은 황제로 알려져 있다. 그는 정복 전쟁으로 거대해진 제국 전역에 공공인프라를 구축해 시민의 복지와 제대한 군인들의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해결사였다. 당시 건설된 도로와 상하수도 등은 향후 '공공인프라의 모범'으로 손꼽힐 만큼 유명하다.


이후 2000년의 세월이 흐른 현대에도 공공인프라 사업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경제성장과 기술 발전을 지탱하는 허리가 바로 공공인프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중 전력설비, 도로건설 등 전통적인 SOC 사업들은 기술 발전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정보기술과 융합하면서 지능형 송배전망, 스마트 고속도로 등 다양한 미래형 인프라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노후한 인프라를 교체해야 하는 데 따른 수요도 상당하다. 미국토목학회가 4년마다 발표하는 공공인프라 평가에 따르면 미국 내 인프라의 평균 시설 등급은 'D+' 수준으로, 노후화가 심각하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시 미 행정부가 제안한 '10년간 1조달러 이상의 인프라 투자'가 현실화된다면 해외 투자자와 유관 기업에 새로운 큰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발주처들은 중요한 인프라 사업을 아무에게나 맡기지는 않는다. 새내기 업체들은 입찰 참가조차 쉽지 않다. 오랜 시간 평판을 관리하고 내공을 쌓아야 하기에 인내와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 기업들이 과거에 주로 신흥 경제국을 무대로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으니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플랜트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660억달러를 기록했던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실적은 저유가와 발주국의 재정 악화 여파로 지난해엔 282억달러에 그쳤다고 한다. 이 같은 수주 가뭄을 극복하려면 기술력뿐 아니라 금융 경쟁력의 확보가 필수이다. 수주 기업의 직접 투자나 금융 조달을 요구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보험 등 정책금융과 기업의 협업을 통한 경쟁력 있는 금융·건설 패키지로 수주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천천히 서두르라'고 주문했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격언을 떠올려 보면 좋을 것 같다.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하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도전해야만 글로벌 인프라 사업에서 더 많은 기회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8/20171218027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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