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이토 도요(伊東豊雄) '건축의 혼'


[국제건축연맹(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자연과의 공감에 있다"

2013년 프리츠커상 수상도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결집한 국제건축연맹(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 중 한 사람이 이토 도요(伊東豊雄·76)다.


7일 UIA 서울대회에서 강연하는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국제건축연맹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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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도요(伊東豊雄) 안도 다다오(安藤忠雄), 구마 겐고 등과 함께 일본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파격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외형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교한 내부 구조로 이뤄진 건축물 설계로 이름났다.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2012), 영국 왕립건축가협회(RIBA) 금메달(2006년) 등 이미 굵직굵직한 상들로 가득찬 화려한 수상목록에 이번에는 UIA 금메달까지 추가됐다.


이토 도요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수상기념 강연에서 "건축의 혼은 자연과 공감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로 어려움을 겪은 뒤 다시 일어나는 이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현대사회에 살고 있지만,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건축 또한 자연의 일부입니다."




동일본 대지진 소식을 접한 뒤 "건축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는 생각부터 떠올렸다는 그는 지진 피해자 쉼터인 '모두의 집'을 설계하는 등 재건 건축에 힘을 보태왔다.


이토 도요는 쓰나미 피해 지역 사진을 공개하면서 "주민들은 인간이 기술을 통해 자연을 극복할 수 없다는 걸 안다. 이들은 자연을 경외하며, 자연이 제공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곧이어 삭막한 느낌의 '빌딩숲' 이미지를 띄운 건축가는 "전통 주택 없이 고층 아파트와 사무실로만 가득 차고 있는 도쿄"를 강하게 비판했다.


"빌딩이 높을수록 자연으로부터 분리되고 단조로워집니다. 앞으로 미래의 도쿄에서는 사람들과 생활공간 모두 서로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똑같이 변할 테고, 모두가 자연과 괴리될 것입니다."


'나무 아래서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는다'는 개념을 형상화한 대만 국립대도서관,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지는 대만 국립오페라하우스 등 자연과 연결된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도 이날 소개됐다.


"도쿄뿐 아니라 대부분 세계 대도시는 점점 자연, 역사와 분리되고 있고 인공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삶은 지금보다 더 활력이 넘쳐나야 합니다. 건축을 통해 자연을 다시 생각하고, 이를 살리면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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