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정부·기업, 자율주행차 개발·인프라 구축 '손발 척척'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인프라 구축에 강한 드라이브
도로에 '자율주행 난이도' 매긴다
교통량과 신호등 개수에 따라
고속도로·국도에 5단계 등급화
내년까지 20여 곳서 시험주행
정부지원에 기업들 '거미줄 협력'
데이터 공유·기술벤처 투자 활발
일본이 자율주행자동차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정부와 기업의 손발이 척척 맞는다.
출처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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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전국 주요 도로를 자율주행 난이도에 따라 5단계로 등급화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촉진하는 인프라 구축 작업의 일환이다. 일본 자동차·정보기술(IT) 관련 기업은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 공유를 추진하거나 제휴하는 데 나섰다.
전국 도로별 자율주행 적합도 평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전국 도로를 자율주행 사업화 난이도를 고려해 등급을 매기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올해 안에 교통량과 신호등·건널목 개수, 우회전 포함 여부 등을 파악해 자율주행 환경의 어려운 정도를 구분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난이도는 5단계로 평가할 계획이다.
교통량이 많거나 신호등 개수가 늘어나면 자율주행에 영향을 주는 변수도 증가해 난도가 높아진다. 한국과 차량 주행이 반대(좌측 주행)인 일본에선 차량이 우회전을 할 때 반대편 차로를 가로지르는 경우가 많아 좌회전할 때보다 자율주행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 일본 정부는 평가지표를 연내 공개한다는 목표다.
일본 정부가 도로 등급평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이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데 판단할 일종의 기준점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자율주행 실용화 기반자료를 제공해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 도입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복안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3월 2020~2025년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 및 지방도로 등 간선도로에 단계적으로 ‘레벨 2~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시설과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가 자율주행과 관련해 자동차 성능이 아니라 주행환경을 지표화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평가했다.
민·관 대면 협의, 정보 공유 활발
자율주행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일본 민·관의 의지는 상호 소통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간 대면 협의가 수시로 열린다.
31일에도 자율주행과 관련한 일본 내 주요 기업과 관련 정부 부처가 참석하는 협의회가 열렸다. 일본 자동차공업회와 야마토운수, IT기업 DeNa를 비롯해 내각부, 국토교통성, 경제산업성이 두루 참여해 원격감시 무인자율주행, 거점별 자율주행서비스 등의 실증실험 데이터를 공유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내년까지 전국 각지에서 계획 중인 자율주행 관련 도로주행 실험은 20건에 이른다. 다음달에는 도치기현에서 휴게소를 경유하는 실증실험을 처음으로 할 예정이다. 정부는 2020년 도쿄올림픽 때 공항에서 선수촌까지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3월 도쿄 하네다공항 인근 도로상에서 실증실험을 허용한 배경이다.
관련 업체 간 경쟁과 상호투자
일본 정부가 적극 지원하자 기업 간 거미줄 같은 협력도 늘어나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자율주행차, 로봇, 바이오·소재 등 성장성이 높은 5개 분야에서 기업들이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개별 기업이 경쟁할 부분은 자율경쟁에 맡기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면 정보 공유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업종 기업과 가장 활발하게 제휴하는 기업은 일본 자율주행차 선두주자인 도요타다. 자율주행차 기반기술 확보를 위해 AI 벤처기업인 PKSHA테크놀로지에 10억엔을 출자하기로 한 데 이어 일본 벤처기업 5곳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도요타는 해외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싱가포르의 자동차 공유서비스 업체 그랩이 보유한 렌터카 차량에 통신 기능이 있는 빅데이터 수집장치를 장착하기로 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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