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국제대교 상판 붕괴는 왜 발생했나?


공사 19일중 13일간 비 내려

'폭우때 계속 슬라브공사' 증언

평택시, 한번도 제지한 적 없어

콘크리트 양생 부적합 지적도

시공사는 대림산업


  교량 상판이 붕괴된 평택국제대교 공사가 10여일 넘게 폭우가 내리는 상황에서 무리한 시공이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대교 상판 붕괴 현장 출처 중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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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호 국제대교 건설현장 상판 4개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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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서·남부지역을 직접 연결하는 평택호 횡단도로의 일부인 평택 국제대교(가칭) 건설 현장에서 상판 4개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사고 현장에서 다리상판들이 흉물스럽게 끊어져 있다. 노민규기자


빗속 시공 과정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부실하게 됐다는 현장의 목소리와 슬라브 연결과정에서 부실 시공이 있었다는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더욱이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평택시는 현장에서 단 한 차례도 폭우 속 시공을 저지하거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와 평택시,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3시 20분께 팽성읍 신대리 21-40번지 평택호 횡단도로 평택국제대교의 상부 슬라브가 붕괴됐다.




붕괴된 슬라브는 P15기둥~P19기둥에 연결된 4개 상판으로 길이가 230m에 달한다. 사고당시 인부들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승용차 2대와 오토바이 1대가 파손됐다.


당국은 현재 교량 상판 붕괴 원인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량 공사가 며칠째 계속된 폭우 속에서 진행됐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


현장에 있던 한 인부는 “다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비가 그렇게 오는데도 공사 중단없이 작업을 계속 하는 것이 이상해 보이기는 했다”며 “특히 완전히 연결된 바로 다음날에는 엄청난 비가 쏟아지면서 위태해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 붕괴된 슬라브는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교각에 ILM(슬라브를 교량에 밀어 넣는 방식) 공법으로 설치가 이뤄졌는데, 이 중 13일 동안 비가 내렸다.


한 토목 전문가는 “슬라브를 ILM 공법으로 교량에 설치할 경우 일반적으로 18~20일 가량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붕괴된 슬라브가 1일부터 19일까지 설치됐다면 거의 쉬지 않고 시공이 이뤄진 셈”이라고 말했다.


빗 속 무리한 공사로 인한 부실시공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날씨가 콘크리트 타설에 영향을 줘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과 폭우 속 교량 접합 시공이 부실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콘크리트 굳기가 기준 강도에 적합하지 않았던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시공사가 슬라브 콘크리트 양생 과정에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스팀(Steam) 양생으로 진행한 탓에 콘크리트 기준 강도가 적정기준에 80%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이 같은 상황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평택시의 책임론 마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평택시와 감리단 관계자는 “이미 콘크리트가 굳은 후 운반되는 과정에 비가 온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비는 콘크리트 양생에 도움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지자체의 별도 관리 감독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23면


햔편,평택시는 평택국제대교 교량 하부를 지나는 국도 43호선 일부 구간의 교통을 당분간 통제하기로 했다.


평택시는 27일 오후 국도 43호선 진입로 6개소(오성, 길음, 도두, 신대, 신법, 신남)에 차량 통제소를 운영하고 교통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심재용·백창현·김준석기자  중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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