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건설에도 보릿고개 시절이.."


건설업계 우려 '더블 악재'

새해 SOC 예산 대폭 삭감 현실로

정부, 30% 삭감 복지로 돌릴 계획

8·2 부동산 대책 맞물려 건설 경기 침체 우려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대폭 축소 방침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건설업계가 우려했던 '더블 악재'가 현실이 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건설현장. 경부고속도로에 이은 두번째 고속도로. 68년에 개통됐다.

출처 도시미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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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8·2 부동산 추가 대책에 이어 내년에 'SOC 삭감'의 부정적 효과가 맞물릴 경우 건설업계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SOC 예산 20~30% 삭감되나

도로, 항만, 교량, 철도 등 SOC는 경제활동 기반시설이다. 하지만 정부는 2015년(24조8000억원)을 정점으로 해마다 SOC 예산을 줄이고 있다. 2016년 23조7000억원, 2017년 22조1000억원에 이어 새해에는 20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보다 15.5% 적은 18조7000억원의 SOC 예산 편성을 제안했다. 기획재정부는 "도로·철도 등을 중심으로 부처로부터 15.5% 예산 감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기재부는 정부 새해 예산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최대 3조원대 추가 예산 삭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새해 SOC 예산은 올해보다 20~30% 삭감될 수 있다.


기재부가 SOC 예산 대폭 삭감을 고민하는 것은 복지 재원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복지예산 대규모 증액이 필요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덩어리가 큰 SOC 예산을 조정해 재원을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SOC 삭감, '일자리 정부' 구상과 역행

건설업계가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2018년 사업 구상에 결정적 영향을 줄 변수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이미 8·2 부동산 대책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새해에는 부동산 추가 대책으로 분양가 상한제 등 더 강력한 '폭탄'이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SOC 변수라는 복병이 등장했다. 건설업은 고용 창출 2위, 생산 유발 1위 산업이다. 건설경기 위축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구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건설경기 위축은 소비와 고용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건설경기가 위축되면 하도급, 자재, 부동산 등 관련 업계에 영향을 줘 서민 일자리가 크게 줄어든다"면서 "주택시장 위축과 SOC 삭감 등이 맞물리면 새해에는 건설 관련 고용인원이 20만명 가까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국회 SOC 예산 조정 가능성

여의도 정가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 쪽에서도 SOC 예산 삭감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내년 6월에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SOC 예산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SOC 예산도 애초 정부안은 21조8000억원이었다. 하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3000억원 증액됐다. 


새해 예산안 논의 때마다 여야 의원은 지역구 SOC 예산을 늘리고자 총력을 기울인다. 그 성과는 선거에서 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흐름을 살펴볼 때 SOC 예산은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에는 추가경정예산 1조3000억원을 포함해 SOC 예산이 26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2018년에는 이보다 최대 10조원 가까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예산 삭감도 주목할 사안이지만, 연속성 있는 사업 이외에 새로운 SOC 사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SOC는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역행하는 흐름"이라고 우려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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