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면초가'
대우건설을 어찌할꼬
"사장은 사퇴압박, 주가는 지지부진"
올해 하반기 새 주인을 찾아야 할 대우건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 /최문혁 기자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고 있는 대표이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노조 반발을 비롯해, 저조한 해외 수주, 회복되지 않은 주가 등이 계획된 매각에 차질을 빚을 요소들로 떠올랐다.
대우건설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오는 9~10월 매각 공고를 내고 대우건설 지분을 전량 매각할 예정인데,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에 대우건설 매각 작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순실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창민 대표이사 사장의 사퇴와, 의혹 논란에 대한 진실 규명이 매각에 앞서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노조 주장이다.
대우건설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력 사업인 해외 플랜트 수주 실적이 저조한 데다, 워낙 덩치가 큰 매물이라 인수 후보자를 찾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대우건설 제공
낙하산 의혹에 대표이사 사퇴 압력 높아져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18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검찰이 박근혜·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前) 정권 인사가 회사 사장 인선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최순실의 낙하산’인 박 사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특검에 따르면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은 작년 7월 1일 최순실씨에게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 박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으로 추천했다. 이 전 본부장은 최순실씨 일가의 독일 도피 생활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박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고문을 거쳐 지난해 8월 대우건설 43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인사로서 사장이 됐다. 당시 외부 출신인 박창민 사장이 여당 실세의 지원을 받는 낙하산 후보로 지목되자 대우건설 내부에서 거센 반발이 있었다.
당시 산은이 박 고문을 대우건설 사장 후보로 밀어붙이는 것이 무리수라는 평가도 있었다. 건설업계에선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 임원이 이보다 작은 건설사의 CEO를 맡은 경우는 많았지만, 작은 회사 대표 출신이 큰 회사 대표로 옮긴 전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매출은 11조1050억원, 현대산업개발의 매출은 4조7499억원이다.
박 사장이 ‘국내 주택사업 전문가’이기 때문에 해외 건설 비중이 높은 대우건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박 사장은 국내 주택사업이 주력인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재개발∙재건축 담당 상무, 영업본부장, 사장을 거쳤고 2012년에는 한국주택협회 회장도 지냈다. 반면 대우건설은 해외 건설 비중이 전체 사업의 절반이 넘는다.
큰 덩치에 주력 사업은 부진…매각 난항 예고
앞으로 대우건설 매각이 순탄하게 진행될 지도 미지수다. 박 사장 부임 후 대우건설은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외부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감사 의견을 받아 문제가 됐었다.
주력 사업인 해외 플랜트 분야의 실적 부진도 매각에는 걸림돌이다. 대우건설의 작년 해외 플랜트 사업 수주는 전무하다. 올해는 1조3000억원의 플랜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1월부터 지금까지 수주 실적이라곤 2월 카타르에서 5억9000만달러(약 6892억원)짜리 이링 고속도로 공사 계약을 한 것 외에 아직 해외에서 뚜렷한 수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택 사업 전망도 썩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의 물량비중이 23.2%로 높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당장 내년부터 실적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대우건설이 시공능력평가 4위에, 연매출이 11조원에 달하는 덩치 큰 건설사라 국내에서 인수할 업체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수 유력 업체로 중국계 사모펀드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산은의 지분 매각 의지가 강해, 자칫 헐값이라도 해외 자본에 팔아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7710원(19일 종가 기준)이다. 2011년 산업은행이 매입한 가격(1만8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산은은 오는 10월 만기인 ‘KDB밸류 제6호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갖고 있다.
조선비즈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0/2017072000550.html?main_hot1#csidxc9b60ab92e9a11b9d0c5cf4e4496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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