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노량진역 지하화, 선결 과제 많다"
이주철
도시계획·도로 및 공항 기술사
'서울로 7017' 개통을 앞둔 지난 5월 12 일, 서울시는 서울역~노량진역 철길을 지하화해서 2025 년까지 녹지와 보행로를 만들겠다고 했다.(조선일보 5월 13일 A2면) 그러나 철길 지하화 사업의 주체는 서울시가 아니고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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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시 계획에 동의할지는 알 수 없다. 여기서는 정부가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가정 아래, 사업에 앞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을 지적하고자 한다. 철도는 중단 없이 운행되어야 하며, 철도 시설의 건설이나 변경은 공학에 근거한 고도의 정확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
철길 지하화는 불확실성이 높고, 따라서 대안도 많다. 대안에는 부분 실시가 있고, 단계적 실시도 있으며, 실시하지 않는 수도 있다. 서울역은 현재 지상에 KTX와 일반 철도를 수용하고 있고, 땅속에는 지하철과 공항철도가 있다. 건설 예정인 GTX, 신분당선, 신안산선까지 들어오면 환승 처리가 우선 문제가 된다. 승강장 간 환승을 간단하고 신속하게 하려면 철길 지하화와 혁신적 복합환승센터 건설이 필수적이다. 전면적인 철길 지하화는 이 계획이 확정된 후에 생각할 일이다. GTX, 신분당선, 신안산선이 서울역에 들어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한다. 또 동시에 개통되지도 않고 몇 년 시차를 두고 이루어질 것이다. 미리 지하 깊은 곳에 대규모 시설을 만들면 운영과 유지 관리가 어렵고 건설사나 입주자가 파산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특히 GTX, 신분당선, 신안산선은 기존의 서울역~용산역 축을 통해 들어오지 않고, 각기 다른 방향에서 서울역에 접근하면서 깊은 지하에서 서로 접속·교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토부 입장에서 열차가 가장 붐비는 서울역~용산역 축의 지하화 공사는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엄청난 중량의 열차가 쉴 새 없이 왕래하는 구간의 지하화 공사는 가급적 피하려고 할 것이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삼각지까지라도 지하화를 원할 텐데 이를 어떻게 조율할지도 관건이다.
박원순 시장이 추진해온 '걷는 도시 서울'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설익은 계획을 기정사실화해서 향후 불편 감수나 재공사, 혹은 사업 포기 같은 골칫거리를 만들어선 안 될 것이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31/20170531035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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