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 속 움츠러들고 있는 '자산가들


미국 금리 인상 조기 대선 등으로

공격적 투자 자제

불필요한 자산 미리 처분 추세

"이제 유망한 건 없다"


   지난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쓸어담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한 자산가들이 미국 금리 인상과 조기 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움츠러들고 있다.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우량 물건에 집중하고 일부 불필요한 자산은 미리 처분하는 추세다.


출처 KBS 뉴스

edited by kcontents


“불확실성 증가에 관망세 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하 연준)는 15일(현지시각) 미국 기준금리를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고된 악재(惡材)로 평가됐다. 앞으로 국내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투자 수요가 줄어 시장 분위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올 하반기 주택 입주물량은 22만5256가구로 상반기(14만4503가구) 물량의 1.6배에 가깝다. /조선일보DB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은 국내 금리에 먼저 반영돼 부동산 시장에 즉각적인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론 하반기나 연말에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올 하반기 주택 입주량도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대체로 지켜보자는 추세”라고 했다. 부동산리서치회사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주택 입주물량은 22만5256가구로 상반기(14만4503가구)의 1.6배에 달한다.


5월 9일로 다가온 조기 대선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야당 유력 대선 후보들은 전월세 상한제(上限制) 도입, 부동산 보유세 인상 등 각종 규제 강화를 언급하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부동산 보유세 인상이 논의되면서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는 아파트는 아예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확실하지 않은 물건은 지켜보자는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그래도 몰리는 곳엔 몰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결국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대출 금리는 일부 오르겠지만 예금 금리는 큰 변동이 없어 연 3~4%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것이 여전히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불확실성 탓에 우량 물건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금리가 올라가기 때문에 유망한 곳은 없다”면서도 “도심 역세권 소형아파트나 월세가 충실히 나오는 상가 등 이왕이면 좀 더 안전하고 불황을 덜 타는 투자처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은 나타난다”고 말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도 “꼬마빌딩 중에서 소비수준이 높은 지역에 위치해 수익률이 높은 상가 건물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매물이 없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김규정 위원은 “마땅히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땅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이나 희소성 있는 강남 재건축 등 확실한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물건에는 관심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성민 기자 조선비즈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