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자들, 달러→ 금∙엔화 투자로..."달러는 매도시기 저울질"


달러, 일단 일부만 바꿔

최근 금값 하락, 투자하기 좋은 시점


   #지난해 8월, 10억원을 달러로 환전한 사업가 김모(58) 씨. 지난 4일 달러당 1200원을 웃돌자 1억원 정도를 다시 원화로 환전해 1000만원 가까이 수익을 거뒀다. 


원/달러 환율


원/100엔 환율 이상 출처 다음증권


블룸버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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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달러화가 조금 더 오를지 곧 안정화될지 잘 모르겠어서 일단 일부만 바꿨다"며 “이 돈으로는 최근 값이 떨어진 금에 투자할까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중소기업 사장 A씨는 골드바에 대해 문의하려고 강남의 한 PB센터를 찾았다. 그는 “최근 금값이 떨어져서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들었다”며 “6개월에서 1년 정도 장기적으로 투자해 차익을 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1억이 넘는 돈을 들여 1kg(5095만원)짜리 골드바 2개를 구매했다. 


강남부자들이 달러투자에서 금·엔화 투자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은행 프라이빗 뱅커(PB)들은 “자산가들은 달러 매도시기를 고민하며 엔화와 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2만8620g(13억9200만원)에서 12월 8만4900g(39억1000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KEB하나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해 하반기 1000억~1200억엔 근처에서 머물다 12월 1402억엔을 기록했다. 


박일규 신한은행 서초PWM 팀장은 “최근 들어 골드뱅킹 등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하려는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골드뱅킹은 금 실물을 거래하지 않고도 원화를 계좌에 입금하면 금으로 적립되는 파생투자상품이다. 김현준 하나은행 강남PB센터 부장은 “엔화도 지금 매수해 6개월~1년 뒤에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엔화 투자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강남부자들 달러 강세로 가치 하락한 엔화·금으로 관심 돌려

달러는 매도 시기 고민

투자자들이 엔화나 금으로 관심을 돌린 이유는 미국 대선 후 달러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로 엔화가치는 낮아지고 금 가격이 하락했다. 


최근 금 가격은 미국 대선 이후 10% 정도 하락해 온스당 113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원화로 따져도 비슷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온스당 가격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전인 11월 3일까지 4만7990원까지 올랐다가 12월 중순 4만2760원까지 하락했다. 최근 반등했지만 여전히 4만4000원대다. 엔화 가치 하락도 크다. 지난해 달러당 101엔대를 기록했던 엔화는 최근 118엔대에 머물고 있다. 


달러가치가 크게 오르자 차익을 얻으려 새롭게 투자하는 사람이 줄고 달러 재테크도 주춤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해 8월 1100원대 초반이었지만, 최근 1200원 선을 넘어섰다. 국민은행 달러예금잔액은 지난해 8월 52억4400만달러였지만 12월에는 47억3400만달러로 줄었다. 


투자자들은 달러 매도 시점을 고려하고 있다. 김현준 팀장은 “최근 달러가치가 오르자 일부를 매도해 차익실현을 한 투자자도 있고, 달러당 1200원 후반대까지 올라갈 것을 기다리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엔화 흐름은 미지수…금 보유는 강력추천”

전문가들은 금 가격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엔화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금 투자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고희정 하나은행 을지로 PB센터 팀장은 “금 가격은 인플레이션에 비례해 올라가는 편”이라며 “미국 경기가 개선되면 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엔화 투자는 화폐 가치뿐만 아니라 일본의 경기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기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려워 엔화 투자는 추천하지 않는다”이라고 덧붙였다.




고석관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 차장도 “당장 엔화가치가 떨어진 것만 보고 엔화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무엇보다 일본의 경제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지금 엔화를 투자해도 크게 손실을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연준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PB센터 부장은 “엔화 전망이 아주 긍정적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최근 화폐 가치가 크게 하락해 반등할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준 팀장도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때 수요가 늘어나는 편”이라며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의 화폐가치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달러 자산을 모두 매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미국 경기가 개선돼 달러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많기 때문이다. 대다수 PB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달러가치는 달라질 것”이라며 “달러를 보유했다면 당장에 모두 매도하기보다는 계속 지켜보는 편이 좋다”고 밝혔다. 


일부 PB들은 달러당 1200원을 넘으면 보유한 달러 자산의 10% 정도만 매도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고희정 팀장은 “지난해 1110원~1120원대에 달러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1200~1210원대에서 일부만 매도하고 나머지는 보유하다 달러가치가 오르면 차익실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안소영 기자 조선비즈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1/05/2017010502161.html#csidx1651da548a27ce9a9616e1a3be6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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