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해외수주 마저도....건설업계, 구조조정 한파
해외수주 10년 만에 최저
"저유가 더 간다" 전망에 플랜트 등 대상
포스코건설·대우건설 등
대형사 연말까지 조직개편·희망퇴직 예고
건설업계에 대규모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출처 news.z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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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 사업의 호황 속에서도 해외건설 사업의 수주 부진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이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통폐합이라는 칼을 빼 드는 것이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서 특히 3∼4년 전까지 몸값이 높았던 해외플랜트 인력들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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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3위의 포스코건설은 올해 말까지 임직원 50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안을 확정하고 이날 임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관한 사전 설명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선 구조조정 대상자와 보상 조건, 희망퇴직 처리 요령 등이 소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3조3천655억원으로 작년 대비 1조원 이상 떨어졌고 1천77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해외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천48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천39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해외 발전·플랜트 부문 인력 감축이 상대적으로 많을 전망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그룹 전체가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에다 앞으로 예상되는 수주감소와 실적 악화 등 건설업 불황에 사전 대응하는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사업이 준공되면서 현장이 축소됐고 저유가로 인해 신규 수주도 줄고 있다"며 "전 분야에 걸쳐 희망퇴직이 이뤄지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해외와 플랜트 부분의 구조조정과 조직개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현재 건설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포스코건설과 합병하거나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매각 등이 추진되기 전에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임직원도 600여명 가량 줄일 방침이다. 이는 전체 이 회사 임직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시공능력평가 4위의 대우건설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정기 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진행할 방침이다.
외부 출신인 신임 박창민 사장이 하는 첫 인사인 만큼 예년에 비해 그 대상과 규모가 클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현재 공사 현장이 많은 주택사업보다는 이원화돼 있는 발전·플랜트 부문을 합병하고 수주가 부진한 해외 쪽 인력을 축소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초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인프라사업본부와 글로벌 관리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플랜트 부문은 플랜트사업부분과 발전사업본부로 이원화하는 등 조직을 확장했었다.
그러나 저유가 등으로 해외 부문의 수주가 여전히 저조함에 따라 플랜트와 발전 부문을 다시 통합하고, 인력도 희망퇴직 형태로 일정 부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해외사업과 발전·플랜트 부문에 대한 조직통폐합이 예상된다"며 "희망퇴직도 진행하겠지만 플랜트 인력 중 일부는 재교육을 거쳐 현재 인력이 부족한 주택·건축 부문으로 순환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의 삼성물산[028260]은 이미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형태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7천952명이던 인력이 올해 6월 기준 7천84명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868명이 감소했다.
이달 초에는 주택사업부를 아예 없애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래미안이라는 브랜드로 한 때 주택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장악했던 삼성물산에 '주택사업부'가 사라진 것이다.
회사 측은 종전까지 빌딩사업부 내 주택사업본부, 하이테크본부, 빌딩본부 등으로 나누었던 3개 본부를 팀으로 전환하고 주택사업본부를 '팀' 단위로 축소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주택부문의 신규 수주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여서 주택부문 매각설, 주택사업 철수설 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2013년부터 플랜트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2012년 7천여명에 달했던 인력(프로젝트 계약직 포함)은 올해 상반기 현재 5천300여명으로 줄었다.
건설업계는 이러한 인력 조직개편이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올해 연말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때 대형 건설사 매출의 60∼70%를 차지했던 해외건설은 올해 수주 부진이 극대화되면서 10년 만에 최악의 수주 실적이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9월 27일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184억 달러로, 연간 수주액도 300억 달러 안팎에 그치면서 2006년 이후 가장 적을 전망이다.
문제는 세계 경기 침체 등으로 저유가 사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도 과거처럼 개선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외건설 수주 상위권을 차지해온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 등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 수주 실적이 매우 저조함에 따라 연말 조직개편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주택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보기 드문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입주물량이 급증하면서 사업이 불투명하다.
공급과잉 우려로 인해 신규 수주와 분양물량을 축소할 가능성이 커 당장 인력이 부족하다 해도 인력을 확대하긴 어려운 형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가운데 내년 국내 건설시장 침체와 해외수주 부진 등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연말까지 구조조정 시기를 저울질하는 곳이 많다"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한 때 상종가였던 해외플랜트 인력들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박인영 기자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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