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보수비'로 월급 주는 코레일


7천억 혈세 '펑펑'

국가지원 철도유지보수비 

20%만 실제 보수에 쓰여

나머지 인건비와 경비비로 지출

  열차의 안전한 운행을 목적으로 국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지원하는 철도시설 유지보수비 중 과도한 인건비와 경비비로 쓰이는 탓에 20%만이 실제 보수비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토교통부와 철도업계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정부로부터 코레일에 지급된 일반철도 유지보수비 3조657억원 가운데 약 57%인 2조704억원이 인건비로 쓰였다. 


여기에 지난해 1381억원 등 1000억원가량의 고속철도 유지보수비 중 40% 정도가 인건비로 책정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철도시설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지불하는 7000억원의 세금 중 절반이 넘는 액수가 인건비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반철도 유지보수비의 경우 인건비와 기타경비로 약 80%의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결국 철도시설 보수에 사용되는 돈은 20%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실제 2009년 이후 일반철도 유지보수비 중 인건비와 경비를 합한 비율은 꾸준히 83~85%를 오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레일이 받는 철도유지보수비의 대부분이 인건비와 경비로 소진되고 있는 것은 코레일 내부의 유지보수인력의 구조조정이 미흡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철도유지보수 업무는 2003년 철도청이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코레일이 맡고 있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상 철도시설 유지보수시행 업무는 코레일에 위탁한다는 단서조항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이후 13년간 6000여명이 넘는 코레일 내부의 시설유지보수 인원의 임금으로 매년 4000억원 정보의 재원이 소요되고 있다"면서 "결국 국민의 혈세로 코레일 조직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코레일이 유지보수 인력 유지에 50%가 넘는 보수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효율성은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코레일이 연간유지보수를 위해 투입하는 인력은 1㎞당 1.59명이다. 이는 철도선진국인 미국(0.78명)보다 2배가량 많은 인력이다. 유럽과 비교해도 △스페인(0.92명) △벨기에(0.58명) △이탈리아(0.59명)보다 많다. 


앞서 국토부는 코레일의 유지보수인력 구조의 개혁을 위해 전담(TF)팀을 꾸린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인건비와 경비에 80% 가까운 비용이 소모되는 철도유지보수비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2월엔 되레 시설물 안전관리 강화방안으로 고속철도 유지보수비를 지난해 1381억원에서 올해 1588억원으로 확대하는 등 총 7873억원의 유지보수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인건비 구조는 해결하지 못한 채 유지보수비에 들어가는 세금만 200억원가량 더 쥐어준 셈이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철도유지보수비의 문제는 결국 코레일 내 유지보수 인력의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노조와의 문제"라며 "10년 넘게 정체된 이 문제를 과연 국토부와 코레일이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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