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풍수의 역사 논쟁, 어디까지… [김홍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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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수의 역사 논쟁, 어디까지…

2015.10.29


역사 논쟁이 시대를 달구고 있습니다. 현재 사안만이 아닌 과거부터의 갈등 요인들이 활화산처럼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의 시도에 야당과 학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정부 측이 주장하는 ‘하나의 역사’ ‘바른 역사 교과서’가 옳은지, ‘친일(親日)미화 교과서’ ‘유신으로의 회귀’라고 맞서는 야 측의 추론이 맞는지 대부분 국민들은 판단 기준이 서지 않습니다. 

<역사란 무엇인가?>
카(Edward Hallett Carr, 1892~1982, 영국 정치학자·역사가)는 이런 제목의 저서에서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규정했습니다.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1889~1975, 영국 역사가· 문명비평가)는 <역사의 연구>에서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럴듯한 말인 것 같은데 범속으로서는 개념 정립이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근년 들어 우리 세대가 교과서에서 배운 한국 고대사는 중국과 일본에 의해 철저히 왜곡된 기록이라는 주장을 듣고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어느 것이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역사라는 말로 인간이 살아온 기간은 인간이 탄생한 인류사의 2%(5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는 토인비의 주장에 다소 위안을 얻을 뿐입니다. 차라리 옛사람들이 말한 역사에 대한 정의들을 반추해 보면 다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객관적 역사관
역사는 소문을 증류한 것이다.(칼라일~프랑스 혁명)
역사는 명확해진 경험이다.(A.R.로웰~책과 도서관)
역사란 합의 위에 성립된 ‘만든 이야기’이다.(나폴레옹)
전쟁은 시끄럽고 팽팽한 역사를 만들고, 평화는 빈약한 읽을거리를 만든다.((T.하디)
역사는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역사가는 재(才)·학(學)·경(警)에 뛰어나야 한다.(구양수 歐陽脩~당서 唐書)
역사의 의무는 진실과 허위, 확실과 불확실, 의문과 부인(否認)을 분명히 구별하는 것이다.(괴테)
역사에 대해서 ‘만일…이라면’이라든가, 가능성이라는 것을 고려하는 것은 부질없는 노력이다.(P.J.네루)
부분적인 역사란 단연코 있을 수 없다. 어떠한 역사도 세계사여야 하고, 소재의 한 토막을 다루는 것도 역사 전체에 관련시킬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노발리스)

# 부정적 역사관
모든 역사는 거짓말이다. 역사는 범죄와 재난의 기록일 뿐이다. (볼테르)
역사란 거의가 인류의 범행·우행·복운의 등기부에 다름 아니다.(E.기본)
역사는 단순한 가십에 지나지 않는다.(O.와일드)
거짓말을 내포하지 않은 역사책은 퍽 권태롭다.(A.프랑스)
역사가란 과거부터 말해 오는 망령의 무리다.(E.T.A.호프만)
역사는 인생의 측면보다 악의 측면을 한층 강력하게 그려낸다.(J.J.루소)
역사라는 이름의 눈먼 수레에 갇혀 있는 그들, 그들의 행동이나 희망은 병 안에 가득히 갇힌 파리 떼의 소리처럼 덧없는 것이다.(R.워너~나는 왜 살해되었는가)

# 투쟁적 역사관
역사는 자연과의 투쟁이다.(F.라살~근로자강령)
세계의 역사는 일반적인 세론(世論)에 대한 권력투쟁에 지나지 않는다. 권력이 세론에 따를 때는 강하고, 그것에 거역할 때는 붕괴한다.(A.V.비니)
역사는 언제든지 패자에게 등을 돌리고, 승자를 옳다고 한다.(S.쯔바이크)
세계사는 부단한 투쟁이 낳은 영원한 인간극에 다름 아니다.(미슈레~세계사 서설)

사전에는 역사를 ‘인류 사회의 흥망과 변천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학자들은 ‘역사적 사실(fact)을 해석하는 것이 역사’라고 말합니다. <영웅전>을 쓴 플루타크는 ‘역사란 오랜 세월의 경과로써 이루어졌으므로 진실을 알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시대의 명사들에 대한 아첨으로 흔히 사실이 흐려져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극도로 견해가 대치되거나, 객관적 결론을 도출하기 힘들 때 “역사에 맡기자”고들 했는지 모릅니다.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자유칼럼그룹은 특정한 주의나 입장을 표방하지 않습니다.

필자소개

김홍묵

경북고, 서울대 사회학과 졸업.  동아일보 기자, 대구방송 이사로 24년간 언론계종사.  ㈜청구상무,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 사무총장, ㈜화진 전무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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