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2군과 해외건설 -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글로벌 시장 한국건설사 점유율 7.8%로 세계 6위

대형건설사 편중 문제점

야구의 마이너리그같은 중견건설사들의 도약 필요해


출처 동아일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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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 모두 주전이 되고자 땀을 흘리는 ‘2군 선수’들이 모인 ‘마이너리그’가 있다. 


야구는 9명의 베스트 멤버로 구성된 팀 간 대항전이지만 1년에 144게임이나 해야 하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1군 선수들이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팀의 전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훌륭한 2군 선수들이 필요하다. 


‘1군 같은’ 2군 선수들을 키워내기 위해선 기술과 체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과 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이런 투자를 지속하는 구단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해외건설도 다르지 않다. 1965년에 처음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했을 때에는 3개였던 진출 업체 수는 작년 기준으로 332개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공사 건수도 5건에서 1773건으로 증가했다. 또한 2010년에는 186억 달러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는가 하면 최근 5년 연평균 수주 규모는 650억 달러가 넘는다. 


수주경쟁이 심화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해외건설의 경쟁력은 이미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Engineering News Record 250대 해외건설 업체의 매출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의 점유율은 7.8%로 세계 6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가 단지 몇몇 대형 건설기업에 의존한 결과라면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국내 해외건설 수주의 상당 비중을 상위 10개 건설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물론 해외건설시장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다. 하지만 국내 해외건설은 일부 기업들의 수주 비중이 높은 것 외에도 일부 시장과 공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기형적인 수주구조를 갖고 있다. 


시장의 다변화나 공종의 다각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진행형 과제다. 


그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기업과 중소건설기업 간의 해외수주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건설경기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지만 중소건설기업들은 해외건설시장에서조차 어려운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중소건설기업의 수주확대뿐만 아니라 시장과 공종을 다양하게 하고 대형 건설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여 지속가능하면서도 균형적인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2군 투자가 절실하다. 


그 중심에 정부의 전략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지원정책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건설기업들도 수주 중심의 단기적 시장 접근이 아니라 질적 성장이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기적 투자를 기반으로 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해외건설시장에서 인정받는 우리의 1군 선수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수 있고 이는 곧 국가의 건설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50년을 했다. 앞으로의 50년을 위해 우리에게는 ‘1군 같은 2군’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기 때문이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아시아투데이 hej80@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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