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자체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의 위헌성" - 정녕호 신한A&E

공공기관 자체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의 위헌성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 제3호의 위헌성)


“상위법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항 규정

건설사업관리업 종사자,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권․헌법 제15조 직업선택 자유 ‘침해’

“감리는 발주자가 병합해 가질 수 있는 권한이 아니다”


 

건설기술진흥법 시행 1주년을 맞고 있으나 제도 실효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4월 건진법 시행을 앞두고 국토일보가 건설관리학회와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건설기술 글로벌 

경쟁력을 진단한다’ 주제의 토론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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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기술진흥법 시행 1주년이 지난 현재 건진법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건진법 제55조 제2항 제3호의 감독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 원문과 이에 대한 역할과 성격 등 내용을 살펴보고 현행법 상 제도적인 문제점을 알아본다.


관련규정 원문


시행령 제55조 제2항 제3호 ‘② 발주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건설공사에 대해서는 감독 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3. 제94조제1항 각 호의 기관 및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방공사가 시행하는 공사로서 해당 기관 또는 공사의 소속 직원[건설사업관리를 수행하는 건설기술자(이하 ’건설사업관리기술자‘라 한다)를 포함한다]이 제60조에 따른 건설사업관리기술자의 배치기준에 따라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공사’다.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의 역할 및 성격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취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념은 견제와 균형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이념 하에서 국가권력 작용을 입법, 사법, 행정 셋으로 나누어 이를 각각 별개의 기관에 각 배분해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고 있다. 이를 건설산업에 적용시켜 보면 설계는 입법기능, 시공은 행정기능, 감리는 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현행법에서의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는 구법(건설기술관리법)에서의 책임감리제도가 그 명칭을 변경한 것으로 그 취지와 내용은 동일하며, 동법 제2조 제5항에서 ‘감리란 건설공사가 관계 법령이나 기준, 설계도서 또는 그 밖의 관계 서류 등에 따라 적정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거나 시공관리ㆍ품질관리ㆍ안전관리 등에 대한 기술지도를 하는 건설사업관리 업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공공기관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 예외 규정의 위헌성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 위반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95조는 ‘국무총리 및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이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설기술진흥법 제39조(건설사업관리 등의 시행) 제2항은 ‘② 발주청은 건설공사의 품질 확보 및 향상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에 대하여는 법인인 건설기술용역업자로 하여금 건설사업관리(시공단계에서 품질 및 안전관리 실태의 확인, 설계변경에 관한 사항의 확인, 준공검사 등 발주청의 감독 권한대행 업무를 포함한다)를 하게 하여야 한다’ 규정하고 있고, 동법 시행령 제55조에서 제1항은 대상공사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열거했고, 제2항에서는 예외조항을 두어 적용의 예외를 두었다.


여기에서 ‘건설공사’라 함은 건설시공업자가 수행하는 공사의 종류로서 공종과 같은 의미라 할 것인데, 건설기술진흥법에는 공종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나 공사가액의 상하한 등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는 일반적ㆍ포괄적 위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건설기술진흥법 제39조 제2항은 해당공종에 관해 그 대강이라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백지위임하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헌법 제75조 및 제95조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평등권, 직업수행의 자유의 침해

건설기술진흥법 제39조 제2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공사’란 공사의 종류 즉, 공사의 내용을 의미하는 것이지 공사 발주기관까지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라는 말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 제3호는 공사의 내용에 관계없이 공기업 등이 공사를 발주한 경우에는 전면적으로 건설사업관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서 상위법인 건설기술진흥법 제39조 의 규정을 위배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공기업 등이 발주하는 건설공사 일체에 관해 특혜를 베풀고, 건설사업관리업 종사자로 하여금 공기업 등에 관해 건설사업관리영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하위법인 시행령으로 박탈하며, 공기업 등 기관 자신이 건설사업관리를 하게 함으로써 제3의 기관에 의한 감시기능을 박탈해 공사의 부실을 가져오는 것이 되고, 또한 법률에서 위임하지도 않은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 제3호는 대통령이 시행령 제정권을 행사함에 있어 위임입법권의 한계를 일탈해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과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할 것이다


제도의 본질 및 도입취지에 반함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견제를 위해 권력분립 내지 권한분배의 방식을 채택하고 이에 기하여 권력과 권한을 각각 별개의 기관에 각 배분하여 국가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하고 감시와 견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건설산업에서의 감리는 건설공사 시공자 및 건축주의 시공 적합성 및 법규 준수를 확인하며 잘못된 점을 지적 시정조치를 취하는 업무를 하는 것인바, 이는 발주자가 병합해 가질 수 있는 권한이 아닌 것이다.


또한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이를 통한 품질향상을 기하고 부실공사로 인한 대형건설공사의 사고예방을 위해 건설공사의 품질관리 및 감시기능을 대폭강화하려는 제도의 도입취지나 목적에도 반한다 할 것이다.


결국 건설공사의 부실은 인적ㆍ물적으로 지대한 피해를 가져오고 특히 대형건설공사의 경우 그 피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수도 있다는 점에서 헌법 제10조 후단의 국가의 기본권보장의무에도 역행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결 론

위임명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발할 수 있는 것으로서 상위법에서 하위법에 위임을 하는 경우 그 대강이라도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건설기술진흥법 제39조는 공사의 내용에 관해 대통령령에 포괄적으로 백지위임하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서 헌법 제75조 및 제95조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또한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 제3호의 ‘자체적으로 건설사업관리를 할 수 있다’는 규정은 상위법의 위임을 받지 않은 사항을 규정한 것이고, 또한 감리는 본질적으로 발주자에게 부여할 수 없는 권한임에도 동일한 자에게 부여한 것으로서 이는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 및 품질향상, 부실공사로 인한 대형건설공사의 사고방지라는 도입취지에도 반한다 할 것이다.


결국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55조 제2항 제3호는 상위법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항을 규정해 다른 업종 종사자와 달리 건설사업관리업 종사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써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과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할 것이다


정녕호 신한A&E CM본부장 /건설법무학박사/중재인/PMP

국토일보  |  kld@ik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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