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가락 절단 때 응급처치 요령
미세 조각이라도 모두 가져와야
얼음, 알코올 직접 사용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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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약 305개의 뼈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후 사춘기를 지나면서 점점 뼈들이 합쳐지며 약 206개의 뼈를 가진 성인의 골격으로 완성된다. 여러 가지 뼈 중에서도 체중을 지탱하는 다리의 뼈, 즉 대퇴골은 무려 4천300㎏까지의 무게를 견뎌 낼 수 있다. 위팔을 이루는 원기둥 모양의 상완골(위팔뼈)은 2천100kg의 무게까지 견뎌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튼튼한 뼈들이 부러지거나 절단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위에서 언급한 뼈의 강도는 세로 방향으로 압력을 주었을 경우다. 만약 가로 방향으로 힘이 가해 진다면 대퇴골은 250㎏, 위팔뼈는 136㎏ 정도밖에 견뎌 내지 못한다. 그 중에서 손가락의 경우는 감각 신경이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부위에 속해 약간의 충격에도 쉽게 절단되고 만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자료를 보면 2004년 4월부터 2005년 3월까지 발생한 산업재해 중 4.31%가 절단사고였는데 이중 제조업 종사자들이 70%를 차지했다. 그만큼 제조업 현장에서는 아직도 절단사고가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절단사고는 봄철에 유독 발생이 잦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분당 바른세상병원이 절단사고 치료 환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손가락 절단 환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팔 절단 환자 9%, 손목 절단 6% 등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이어 발가락, 다리 순으로 절단 부위가 많았다. 봄철을 맞아 각종 공사현장에서 절단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응급조치 요령과 잘못된 응급조치 상식 등을 알아본다. 절단 사고 땐 미세 조각이라도 모두 가져와야 현재 병원서 치료 중인 최모(42)씨는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하던 중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이 기계에 걸리면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동료들은 소독을 위해 알코올을 찾고 얼음을 찾는 등 순식간에 건설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하지만 119 구급대원들이 바로 달려와서 응급조치를 하고 장갑 조각에 끼여있는 절단 부위를 모두 챙겨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함으로써 절단 부위를 성공적으로 접합할 수 있었다. 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은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를 잘못하면 충분히 접합이 가능한 상황인데도 재생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면서 "절단사고 때는 응급처치법을 철저히 지키는 것 뿐 아니라 미세한 조각이라도 모두 가져와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잘못된 응급처치 상식 - 얼음, 알코올 직접 사용금지 일반적으로 재접합은 절단 후 팔, 다리 등 근육이 있는 부분이 6시간 이내, 손가락 등 근육이 없는 부분이 24시간 이내에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 절단사고가 일어나면 얼음에 절단부위를 담가 두거나 절단 부위의 소독 및 수분 공급을 위해 알코올, 생리용 식염수를 사용하기 쉬운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절단부위에 얼음이 닿게 되면 조직 손상을 일으켜 동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알코올은 혈관을 손상시켜 조직의 재생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쉽다. 가정에서 쓰는 생리용 식염수는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절단 부위를 생리식염수에 오래 접촉하고 담가두게 되면 그 크기가 불어나 양쪽 접합 부위가 맞지 않고 이후 조직의 변화 등 더 큰 위험을 불러와 봉합하기가 어렵게 된다. 절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처치 요령 ① 과다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출혈 부위를 압박 붕대로 지혈하고 절단 부위를 높이 올린다. 이때 지혈제나 지혈대는 조직, 신경, 혈관이 파괴돼 오히려 재접합 수술을 방해하기 때문에 상처에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② 절단 부위는 가능하면 빨리 냉장 상태로 보관해야 하는데 절단 부위의 오염이 심하면 약국에서 생리식염수를 사서 씻어낸 후 깨끗한 천이나 가제로 싼 뒤 다시 깨끗한 큰 타월로 두른 다음 비닐봉지에 밀봉한다. 소독된 가제나 타월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능한 한 깨끗한 것으로 바꿔줘야 한다. ③ 이 비닐봉지는 얼음과 물을 1:1의 비율로 섞은 용기에 담아 약 4도 정도의 냉장 온도를 유지시킨 다음 환자와 함께 병원으로 가져간다. 만약 밀봉이 잘못돼 얼음물에 절단부위가 노출돼 젖게 되면 조직이 흐물흐물해져 재접합이 어려워진다. ④ 일반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에는 빠른 시간 안에 접합수술이 가능한 전문 병원으로 환자와 함께 이송하는 게 좋다. 손가락 수지 접합술 절단사고 중 가장 흔한 게 손가락 절단인데 요즘은 손가락 수지접합술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은 미세 현미경을 이용해 환부와 절단된 손가락 사이의 뼈를 금속판이나 강선으로 연결한 다음 인대 등을 봉합한 뒤 정맥, 동맥의 각 혈관과 신경 피부조직을 연결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절단된 부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봉합이 가장 중요하다. 이 때문에 이 수술은 보통 짧으면 3시간, 길면 8시간에 걸쳐 이뤄진다. 그러나 미세 현미경을 통해 정교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수술 후 미관상 문제나 활동상 문제는 거의 없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다만 수술 후 3주간은 혈액 용해제 및 혈장 보충제를 사용해 시술부위에 광선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을 받은 후에는 혈관수축 작용이 있는 커피, 담배, 코코아, 초콜릿 등이나 소금 함량이 많은 과자 등은 피하는 게 좋다. 대부분은 3주가 지난 뒤 물리치료에 들어가는데 물리치료 후에는 거의 원래의 모습대로 회복이 가능하다. (도움말:바른세상병원 서동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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