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갈등, 정부 도움 서비스는 무엇이 있나?

환경부, 예방교육부터 상담서비스까지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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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층간소음 갈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층간소음 갈등 원인을 들여다보면 상당수는 아이들이 뛰거나 걷는 소리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서 더욱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베이비뉴스는 국토교통부와 알집매트 후원으로 '층간소음 down 이웃행복 Up' 층간소음 줄이기 연중캠페인을 진행한다.


김재섭(가명) 씨는 3개월 전 윗집에 새로운 가정이 이사를 온 뒤로 밤마다 잠을 설쳤다. 밤 10시가 넘어도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에 시달렸다. 문제를 해결겠다고 윗집을 몇 번 방문하다 결국 폭행 시비까지 일어 경찰이 출동했다.


김 씨처럼 층간소음 탓에 이웃 간에 다투는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김 씨가 별난 이웃을 둔 것도 아니고, 김 씨의 귀가 유난히 예민한 것도 아니다. 2013년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중 62.5%가 공동주택에서 산다. 10명에 6명이 층간소음에 취약한 환경에서 사는 것.


주거 환경이 이렇다보니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건으로 이어지는 일이 빈번하다. 5월 8일에는 한 50대 남성이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를 참지 못해 윗집에 올라가 이웃을 흉기로 찔렀다. 지난해에는 층간소음 탓에 방화부터 살인까지 터졌다.


층간소음으로 생기는 사회 문제가 잇따르자 정부는 2012년 층간소음 해결을 위한 전문기관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이하 이웃사이센터)를 열었고, 다음해에는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을 제정해 법적 기준을 마련했다.



어린이 교육으로 층간소음 예방

예절교실은 어린이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층간소음 예방 교육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교육에 사용되는 보드게임. ⓒ이웃사이센터


층간소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아이들이다. 환경부와 한국관리공단이 이웃사이센터에 2012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접수된 층간소음 사례 1만 1144건을 분석한 결과, 층간소음의 원인 중 '아이들이 뛰거나 걷는 소리'가 71.6%(7977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는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보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섰다. 환경부는 5월부터 수도권 소재의 어린이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어린이 맞춤형 층간소음 예절교실'(이하 예절교실)을 연다.


예절교실의 목표는 다양한 놀이와 만들기 등을 통해 아이들이 층간소음을 이해하는 것이다. 예절교실에서는 소음과 관련된 행동에 따라 말을 움직일 수 있는 층간소음 보드게임, 층간소음으로 생기는 문제를 그린 그림 퍼즐 등이 활용된다.


아이들이 집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도 가르친다. 아래층 아저씨·아주머니에게 그림엽서를 써서 이웃과 소통하게 하고, 소음을 줄이는 슬리퍼와 의자를 만들어 사용하게 한다.


예절교실은 5월 6일부터 12월 15일까지 수도권 소재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25개소, 초등학교 25개소, 문화센터·도서관·종합사회복지관 10개소 등 총 60개 기관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5월 13일 현재 10개 기관이 신청했다.


정부는 교육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각 교육기관이 자발적으로 교육을 이어갈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환경부가 제작한 교재와 보조 자료들을 환경부 누리집(www.me.go.kr)과 국가소음정보시스템에 공개해 필요한 곳에서 무료로 이용하게 했다. 예절교실을 시작하면서 제작한 층간소음 교육 동영상은 현재 환경부 누리집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실 생활환경과 염경섭 사무관은 "아이들이 '이렇게 하면 아랫집에 사는 이웃이 불편하겠구나' 하고 인지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콘텐츠를 계속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층간소음 갈등 현장 방문해서 상담


 

정부는 층간소음으로 갈등이 발생한 뒤 해결하는 상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사진은 층간소음 관련 포스터. ⓒ이웃사이센터


예절교실이 층간소음 발생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면, 층간소음 때문에 생긴 갈등 해소를 돕는 서비스도 있다.


이웃사이센터는 갈등이 발생하면 현장을 찾아가 당사자들의 갈등 해소를 돕는 상담서비스와 공동주택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체계를 구축해주는 공동주택집중관리서비스를 운영한다.


상담서비스는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는 주민이 전화로 직접 상담을 신청하는 제도다. 전화로 상담을 요청하면 이웃사이센터 직원들이 현장을 방문해 문제 원인을 살피고 대처 방안을 제시해준다. 쉽게 말해 분쟁 당사자들을 중재하는 역할이다.


상담서비스는 현재 인력이 부족해 접수 이후 문제를 해결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전화로 상담을 신청하면 현장 진단을 받는 데 3개월 정도 걸리고, 분쟁을 완전히 해소하기까지는 최장 6개월까지 걸린다.


층간소음 스스로 해결하는 체계 구축


'공동주택집중관리서비스'는 주민들이 스스로 층간소음을 해결하도록 돕는 제도다. ⓒ이웃사이센터


그래서 정부는 주민들이 갈등을 직접 푸는 방법을 권장한다. '공동주택집중관리서비스'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을 대상으로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결성해주고 관리규약을 제정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공동주택집중관리서비스'는 총 6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먼저 1차 설명회를 열어 층간소음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조직해 관리규약을 제정한다. 2차 설명회에서는 관리규약을 공개한다. 이후에는 50일간 관리규약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지켜본다.


관리규약은 층간소음이 자주 일어나는 시간대를 지정해 소음을 만드는 행위를 자제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시 주민들이 위원회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절차를 밟도록 한다. 관리규약을 제정하고 나면 규약을 어기는 주민에게 벌금까지 부과할 수 있다.


서비스 신청률은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서비스를 처음 시행한 2013년에는 33개소 주택 단지가 참여했고, 2014년에는 40개소, 2015년 3월까지는 20개소 공동주택이 참여했다.


서비스를 받은 공공주택은 실제로 층간소음이 줄어들었다. 이웃사이센터가 조사해보니 서비스를 받은 공공주택은 층간소음 관련 민원 발생율이 평균 73%정도 줄어들었다.


강제성 있는 정책 요구 목소리도

층간소음 문제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는 예방에 초점을 맞춘 교육은 일단 환영했다.


소음진동피해예방시민모임 강규수 대표는 "우리 세대에서 미처 알지 못한 층간소음을 아이들에게 알리는 일은 의미가 있다. 어릴 때 교육을 받으면 효과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효성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정부가 마련한 대책 모두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정부가 시민들이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파트 관리소가 교육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인식 개선 사업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피부에 바로 와 닿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시민에게 의무를 강제하는 법 같은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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