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구조로봇' 실용화 수준 최초 개발...부상병 안고 뛸 수 있어 'DRC Hubo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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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동료 병사를 구조해 주는 전쟁용 도우미 로봇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미국에서 비슷한 로봇이 개발된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실용화 수준의 전쟁용 로봇이 개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원전 복구용 로봇이 추가로 개발되는 등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현장에 투입될 재난·구조로봇이 국내에서 속속 개발되고 있다. 부상병사 안고 전쟁터 이동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휴보센터)는 2004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의 기술을 응용해 최근 새로운 전쟁 구조로봇 ‘T-100’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T-100은 군사용으로 전쟁터에서 아군을 구조해 오고, 폭발물을 먼 곳으로 치울 수 있다. 사람 대신 위험한 일을 대신해 주는 ‘구난(救難)로봇’인 셈이다.
T-100은 ‘구난로봇과제 운동제어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으로 2013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의뢰를 받아 개발을 시작한 실험용 로봇이다. 상체는 로봇 휴보와 동일하지만 하체는 다리를 포기하고 2단으로 접히는 캐터필러(무한궤도)를 달았다. T-100은 이 바퀴로 시속 6㎞로 움직이며, 계단이나 스키장의 최상급자 코스에 해당하는 30도 경사면도 거침없이 등판할 수 있어 어디서나 구조 활동이 가능하다. 두 팔로는 체구가 작은 성인 한 명(60㎏)을 안아 올릴 수 있어 구조용 로봇의 기본 기능을 모두 갖췄다. ADD는 향후 T-100을 토대로 추가연구를 진행해 120㎏이 넘는 무게를 안아 올릴 수 있는 고성능 구조 로봇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DRC휴보II 재난현장 활약할 인간형로봇 휴보센터는 최근 재난로봇 ‘DRC 휴보 II’ 개발도 마쳤다. DRC 휴보 II는 올해 6월 5~6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 인근 소도시 포모나에서 열리는 재난로봇대회(DRC) 최종결선에 출전해 우승을 노린다.
DRC는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하는 재난로봇 경진대회로 로봇이 사람 대신 고장 난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 소방호스 연결하고 냉각수 밸브를 잠그고 나오는 등 실력을 겨룬다. 이 과정에서 로봇은 스스로 자동차를 운전하거나 건물 잔해를 치우는 등 수준 높은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오 교수는 “DRC 휴보 II는 2013년 개발한 DRC 휴보 I보다 몸집이 커졌다”면서 “키 168cm, 몸무게 80kg 정도이며 강한 힘을 내기 위해 고용량 축전지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T-100과 DRC 휴보 II는 사람처럼 팔이나 다리가 달려있는 인간형 로봇이다. 인간형 로봇은 지금까지 실용성보다는 로봇의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선행연구 목적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재난현장이나 구조용으로 활용 가치가 크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인간형 로봇 개발이 탄력을 받고 있다. 사람을 대신해 척박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로봇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현장에 투입할 로봇이 없어 도쿄전력 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들어간 일이 계기가 됐다. 미국의 방위로봇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고성능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외계탐사가 가능한 인간형 로봇 ‘발키리’를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도 KAIST 외에 여러 곳에서 재난 및 구조용 로봇 개발이 한창이다. 국내 로봇기업 ‘로보티즈’는 재난로봇 ‘똘망’을 개발해 올해 DRC에 출전할 예정이다. 박재흥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 교수팀도 똘망 1대를 제공받아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대회에 참가한다. 동아사이언스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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