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는 왜 전세대신 월세를 선택했을까?"
경제문화 Economy, Culture/부 동 산 Property2015. 1. 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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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중산층의 전세난 해소를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제도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의도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전세의 월세 전환 추세에 부응하고 소유에서 거주로 바뀌는 주택시장의 변화를 반영할 수 있을지, 아니면 수요자보다는 공급자를 위한 또 다른 특혜의 연장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국토부는 왜 전세대신 월세를 선택했을까?"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되는 거냐? 정부는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발등의 불인 전세난을 해소하는데 당장 도움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가 건설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세금도 깎아주고 택지도 공급하기로 했지만 지금 당장 급한 불인 '미친 전세난'을 잡는 대책이 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법률이 정부의 의도대로 올 6월내에 통과될지 의문이고 법률이 통과되더라도 택지 공금이나 시공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정부의 예상대로 올해 안에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올해 안에 1만호 내년에는 2만에서 3만호 정도가 신설되니까 이것만으로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토부관계자도 연 10만호 정도는 건설되어야 전세난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월세 중심의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을 왜 도입하려는 거냐? 정부는 민간사업자들이 장기 임대주택을 많이 짓도록 해서 중산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라는 입장이다. 주택시장이 저금리와 집값 상승에 대한 낮은 기대감 등으로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고 전환하고 있는 만큼 이 추세에 맞춰서 품질 좋은 임대시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택임대시장은 전세위주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주택시장이 소유에서 주거로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면 세입자의 부담이 줄어드나? 당장 목돈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는 부담이 줄어드는 건 맞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세입자의 부담이 늘어날 우려가 높다. 예를 들어서 2억 원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다면 일부는 보증금으로 나머지는 월세로 받는데 이 월세에 적용하는 금리가 금융권 이자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전세자금이나 주택구입 이자가 3~4%대라면 월세는 배 가까운 7~8%대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5%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것이어서 오히려 세입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주변전세시세의 80%,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의 85%로 제한하는 것과는 달리 초기 임대료의 규제가 없다는 점도 월세 급등을 부추길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고위당국자도 "초기에는 무주택자의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서 경쟁이 활성화되면 월세가 내려가서 무주택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라는 얘기냐?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은 대기업 특혜 종합 선물세트"로 "경영난에 빠진 건설사들에게 신사업 물량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경실련은 "중산층 주거안정보다는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한다. 정의당도 "기업형 주택임대사업은 택지 조성과 공급·건설, 매입·운영 등 임대산업 전 단계에 걸쳐서 대기업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로 채워져 있다"고 논평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건설사들이 기업형 임대사업에 관심을 가진다면 공급이 늘어날 것이고 그렇다면 전세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기업형 임대사업이 공급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왜 전세보다는 월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냐? 표면적인 이유는 주택임대시장의 흐름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가 전세에 비해 턱없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지 않고 시장이 안정된다면 한꺼번에 목돈을 내야하고 2년마다 이사를 해야 하거나 아니면 엄청난 전세금을 올려줘야 하는 불안에서 탈피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전문가들도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시의 적절한 정책"이라면서 "주거의 안정성 측면에서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장도 "임대주택 공급에 대한 모든 수단을 다 써 임대주택에 대한 틀을 다 바꾸는 정책"이라면서 "필요한 정책"이라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살리기'를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정부의 이번 대책이 주거안정이 목표라기보다는 건설경기를 살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차원의 접근인 셈이다. 건설업체를 끌어들어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철폐를 비롯해 택지 공금 세금감면, 금융지원 등 막대한 유인책을 쏟아내면서도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한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김현아 실장도 "정부의 이번 대책이 중산층 주거안정대책과 내수경기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한 정책"이라면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이번 정책이 공급증대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문제가 많다는 건데? 우려가 높은 게 사실이다. 가장 큰 우려는 기업형 임대주택제도가 시장의 수요에 맞춰 자연스럽게 형성된 주택공급 방식이 아니라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대책이라는 점이다. 인위적인 대책이다 보니 우선 사업의 효과를 내기위해 참여업체에 대해 과도한 유인책을 제시함으로서 특혜성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또 월세와 금융권 이자의 엄청난 간극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대책이 없다는 점도 큰 문제점이 될 것이다. 월세로의 빠른 전환이 무주택자들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점에서도 문제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그동안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입장이었지만 갑자기 중산층 대책이라면서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들고 나왔다. 시장에서 적정한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CBS노컷뉴스 권영철 선임기자 bamboo4@c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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