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해외공사 수주액 급감, 연간 목표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사진=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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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의 해외공사 수주액이 연간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삼성물산과 높은 경쟁력을 보여 왔던 대림산업의 수주액이 목표치의 30%대에 머물며 평균값 하락을 주도했다.

 

수주 텃밭인 중동 정세가 불안한 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예정됐던 대형 물량 발주가 내년으로 미뤄지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아 연말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의 수주 현황을 바탕으로 상위 10개 건설사의 목표액 대비 수주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초 10개사의 해외공사 수주 목표액은 823억 달러였고, 지난달까지 총 수주액은 434억 달러로 52.7%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목표 달성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위철)으로, 지난 10월말까지 총 47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려 연간 목표치 61억 달러의 77%를 달성했다.

 

지난 4월 현대엠코와 합병한 후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며 지난 6월 필리핀 석탄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다양한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한 결과다.

 

다음으로 GS건설(대표 임병용)이 연간 목표액 90억 달러 중 59억 달러를 수주, 65.6%의 달성률을 기록했고, 현대건설(대표 정수현)도 115억 달러 중 75억 달러로 65.2%를 채웠다.

 

SK건설(대표 조기행, 최광철)과 삼성엔지니어링(대표 박중흠)도 각각 목표치의 64.4%와 55.3%를 달성해 평균치를 상회했다. 이들 건설사 모두 연초부터 국내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며 승승장구한 데다,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지로 지역 다변화를 꾀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특히 SK건설의 경우는 목표치 104억 달러가 국내외 전체 수주목표액인 만큼, 이미 해외공사 목표치에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중공업 역시 해외공사 목표액을 따로 밝히지 않았지만, 40% 수준까지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포스코건설(대표 황태현)은 올해 초 해외수주 목표액을 72억 달러로 책정했으나, 지난달까지 19억 달러에 그쳐 26.4%로 가장 낮았다.

 

올해 초 포스코건설은 ▲해외수주 다변화 ▲글로벌 사업 수행의 인프라 확충 ▲건실한 재무구조 구축 등을 3대 핵심키워드로 잡고,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는 사업 내용을 다변화하고 인접 국가로 시장을 넓혀 해외수주 지역과 발주처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월 정동화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이 같은 기조가 다소 흔들렸고, 모기업인 포스코가 철강시장 불황 장기화에 내실다지기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대림산업(대표 김동수, 이철균)은 38.1%, 삼성물산(대표 최치훈) 38.2%, 대우건설(대표 박영식) 48.6%로 낮았다.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중동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영업손실에 수주 자체를 큰 폭으로 줄인 영향이 크고,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와 리비아 등 주요 수주 국가의 물량 발주가 지연된 영향이 컸다.

 

또 지난해 해외공사 수주 1위를 차지했던 삼성물산은 지난해 56억 달러 규모의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과 같은 대형 물량 수주가 없어 30%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은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의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발주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여기에 이들 건설사의 지난해 수주고가 2010년 이후 가장 많다 보니, 이를 바탕으로 올해 목표치를 상향조정한 데도 원인이 있었다.

 

실제로 국내 전체 건설사가 올들어 해외공사에 입찰한 건수는 1067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3% 감소했고, 진출국가도 102개국에서 91개국으로 10.8% 줄었다.

 

이에 올해 하반기에는 예년과 달리 대형 프로젝트가 대거 발주돼 막판에 수주액이 급격히 증가하던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건설업계는 내다봤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통상 하반기에 대형 물량들이 대거 발주돼 막판에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왕왕 있었는데, 올해는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올해 전체 목표인 700억 달러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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