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관 누수로 연 5천억원이상 손실 - 노후관 재정비로 유수율 높여야

강원 영월 지역 유수율 80% 달성

에너지와 수자원 절약효과 기대

 

한국환경공단은 태백 영월 정선 평창 고성 등 강원도 5개 지자체의 상수도관망최적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맡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리 오반골 배수관 교체공사 장면. 사진 한국환경공단 제공


 

'누구나 맑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권리'. 물 복지 형평성 실현을 위해서는 노후 상수도 시설 재정비가 필수다. 낡고 녹이 슨 상수도관을 통과하면서 수돗물이 오염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서다. 게다가 사용한지 20년이 넘은 노후 상수도를 정비하면 에너지와 수자원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일석삼조다.

 

유수율 높이면 연간 2300여억원 절감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돗물 음용율은 55.2%에 불과하다. 2012년 53.1%보다 다소 높아졌지만, 수돗물 음용률이 90%(2012년 기준)에 달하는 영국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다. 2012년 미국의 수돗물 음용률은 82%, 일본 81%였다.

 
수돗물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상수도 시설 재정비가 시급하다. 하지만, 열악한 상수도 재정 및 수도시설정비 투자 여력 부족으로 정비가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총 수도관 연장 대비 21년 이상 된 노후 수도관 비율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노후 수도관 비율은 2006년 17%에서 2012년 23.4%로 증가했다.

 

강금배 한국환경공단 상수도지원처장은 "약품값 인건비 전력비 등을 들여 만든 수돗물이 상수도 누수 문제로 땅에 버려지고 있다"며 "노후 상수도를 제때 정비하지 않으면, 경제적 낭비 문제 뿐만 아니라 수돗물 수질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처장은 또 "매설된 상수도관을 자산으로 여겨, 지속적으로 유지·관리해줘야 하는 데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단수를 했다가 다시 물을 흘려보낼 때 노후된 상수도관 안의 수압이 낮아지면 오히려 외부의 오염된 물이 안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수돗물 누수비용은 2조5000억원 규모다. 연간 5000억원 이상 땅속에 버려진 셈이다. 환경부는 상수도 재정비를 통해 46개 지방자치단체의 유수율을 85%이상으로 높이면 연간 1억5000만㎥의 수돗물이 땅으로 버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비용으로 따지면 약 2315억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강원 영월 지역 유수율 80% 달성

강원도 영월, 정선 지역의 상수도 재정비 사업이 좋은 예다.

환경부는 2010년부터 '상수도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누수관을 정비하고, 블록시스템 및 유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인 상수도관망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사업이다. 유지관리시스템이란 각각의 관망에 구축된 계측설비들을 실시간으로 원격모니터링 할 수 있는 것이다. 제수밸브 감압밸브 펌프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들을 분석해 이상발생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한국환경공단은 태백 영월 정선 평창 고성 등 강원도 5개 지자체의 상수도관망 최적 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을 맡고 있다. 2012년 강원도 영월 지역 상수도관로의 평균 유수율은 50%에 불과했다.

 

정선은 이보다 훨씬 낮은 37.9%였다. 하지만 상수도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2014년 9월 영월 지역의 평균 유수율은 79.8%로 껑충 뛰었다. 정선 역시 75.4%까지 향상됐다. 상수도 유수율이 높아지자, 영월 지역의 수돗물 생산량은 88만1000㎥정도 절감됐다.

 

정선은 530만1000㎥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들 지역의 연간 수돗물 생산 절감 비용은 24억5300만원에 달한다.

 

상수도 유수율을 높이면 에너지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강원도 영월과 정선 지역의 유수율이 높아짐에 따라 연간 9800여만원의 에너지비용이 절감됐다. 연간 온실가스 발생량도 4081t이나 줄었다.

 

수도사업 경영수지 개선, 선순환구조 구축

노후 상수도관망 정비시 수도사업 경영수지 개선으로 이어져 노후시설을 정비할 수 있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강 처장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수도사업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노후 상수도관망을 정비해 유수율을 높이면 수돗물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등 수도사업 경영수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46개 지자체 상수도 유수율을 85%까지 끌어올리면, 수도시설 신규 설치비가 2조8000억원 정도 절감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수돗물 생산량 감소로 약 6억1000만kWh의 전력이 절감, 에너지비용은 485억원 정도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내일신문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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