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 40m나 길어져, "공식길이 1천500m 수정 검토"

 

 

최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의 미포쪽 해변에 길이 40여m, 폭 30~50여m의 백사장(오른쪽 사진)이 새로 형성됐다.

왼쪽 사진은 지난해 12월 미포쪽 해안 모습. 이재찬 기자 chan@·해운대구청 제공

 

 

올해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길이가 40m 정도 길어졌다.

백사장 폭 확장과 모래 유실 방지를 위해 추진한 백사장 복원사업이 뜻하지 않은 '덤'을 얻은 것이다.
 
29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최근 해운대해수욕장의 미포 입구쪽 해변에 모래가 꾸준히 쌓이면서 백사장 길이가 무려 40m가량 늘어났다. 구청은 1천460m로 기록된 해운대해수욕장 공식 길이를 1천500m로 수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백사장 복원공사 '의외의 성과'
120m 길이 돌제 시공도 '한몫'
미포 입구 쪽 모래로 채워져 
 
"현재 공식 길이 1천460m 
1천500m로 수정 고려 중"

 

백사장 왜 길어졌나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은 올 초까지만해도 미포쪽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모양이었다.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앞을 지나면서 백사장 폭은 급격히 줄었고, 해운대관광리조트(엘시티) 앞부터는 해안도로 옹벽과 바다가 맞닿아 있었다. 미포 입구쪽 해변은 물이 빠지면 작은 바위들과 자갈 투성이였다.

 

하지만 현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미포 입구까지 40여m 구간에는 폭 30~50여m의 백사장이 새로 형성돼 있다. 미포쪽으로 갈수록 백사장 폭이 넓어진다.

 

이는 백사장 내 대규모 모래 투입과 자연유실, 자연복원 과정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산지방해양항만청 등은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사업을 위해 국비와 시비 65억 원을 들여 18만 6천711㎥ 규모의 모래를 투입했다. 이에 따라 백사장 평균 폭은 지난해 36m에서 올 초 70여m로 크게 늘어났다. 또 지난 3월부터 미포 일대 해역에 길이 120m의 돌제(육지에서 바다로 길게 뻗쳐 나오게 한 둑) 건설공사를 시작해 최근 마무리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측정에서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폭은 63m가량으로 줄었다. 이를 전문가들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

 

백사장에 투입된 모래가 해류를 따라 바다로 쓸려나가거나 자연적으로 해저 굴곡을 메웠기 때문이다. 봄과 여름에 해운대해수욕장의 해류는 통상 미포쪽으로 향한다. 예전 같았으면 미포쪽으로 흘러간 모래가 청사포 너머 먼바다로 유실됐으나 올해는 새로 설치된 돌제에 막혀 미포 일대에 쌓이고 있다는 게 행정당국의 분석이다.

 

미포쪽 백사장 더 두터워질 수도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유실된 모래가 미포쪽으로 쌓이고 있는 것은 백사장의 자연복원 능력이 향상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해운대구청 측은 밝혔다.

 

구청은 한때 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백사장 복원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초 태풍 영향으로 백사장 모래가 대거 유실돼 폭이 많이 줄었지만, 자연복원 과정을 거쳐 최근 3개월 넘도록 평균 60여m의 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8~9일 태풍 '너구리' 영향으로 해운대해수욕장에 강한 파도가 닥쳐 대규모 모래 유실사태가 발생, 백사장 평균 폭은 50여m로 줄었다. 하룻밤 사이에 10여m가 줄어든 것. 이 때문에 태풍 때마다 대규모 모래 유실이 우려돼 백사장 복원사업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최근 미포쪽으로 모래가 쌓이는 등 유실 모래가 백사장 앞바다에서 맴돌거나 인근에 쌓이고 있어 영구적으로 유실된 모래 양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을이 되고 해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백사장 주변을 떠돌던 유실 모래가 백사장으로 돌아와 백사장 폭은 6월 초와 비슷한 60여m 정도로 안정화된 상태다.

 

현재 모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부산해양항만청과 해운대구청 등은 오는 2017년까지 돌제 아래 해저에 잠제를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럴 경우 미포 너머 먼바다로 흘러가는 모래가 더욱 줄어 백사장의 자연복원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또 돌제 주변에 쌓이는 모래 양도 많아져 해를 거듭할 수록 미포쪽 백사장의 두께가 두꺼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올해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폭과 길이에 변화가 많기 때문에 모니터링 작업에 신경쓰고 있다"며 "자연변화를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낙관적으로 복원사업을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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