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에너지 Nuclear fusion Energy

 

[그림3] 프랑스 카다라쉬에 위치한 ITER 건설현장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에서 직접 전해지는 열과 빛을 이용해 살아간다.

 

식물은 태양빛을 이용한 광합성으로 탄산가스와 물을 결합시켜 포도당이라는 에너지 덩어리를 만든다. 동물은 식물이 합성해놓은 포도당 덩어리를 먹고 포도당과 산소를 결합시켜 탄산가스와 물로 되돌리면서 에너지를 얻는다. 태양이 식물과 동물이 살아가는 에너지의 근원인 것이다.

 

생명체뿐 아니라 현대 문명을 뒷받침하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이른바 화석연료도 모두 태양에너지가 만들어낸 부산물이다. 미래의 에너지원이라 불리는 태양광, 태양열, 풍력, 조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도 태양에서 시작된다.

 

태양이 이렇게 강력한 에너지를 내는 원리는 ‘핵융합’에 있다. 태양은 주로 가장 가벼운 원소인 수소로 구성되는데, 핵융합에 의해 연간 1경 9300조 톤의 수소를 1경 9200조 톤의 헬륨으로 변화시킨다. 수소와 헬륨의 양은 약 100조 톤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 부분이 열에너지와 빛에너지, 그리고 태양풍으로 알려진 플라즈마 입자 형태로 변환된다.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가 생성되는 원리는 핵분열 반응과 비슷하다. 수소처럼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해 헬륨과 같이 무거운 원자핵을 만들면 전체 질량이 줄어들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E=mc²)에 따라 손실된 질량은 막대한 에너지로 바뀐다. 이것이 바로 핵융합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태양은 지난 46억 년 동안 매년 엄청난 수소를 소모했지만 아직 50억 년 동안 방출할 수 있는 수소가 남아있다.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는 전체에서 약 10억 분의 1 정도다.

 

수소폭탄과 핵융합발전

원자폭탄을 개발한 이후, 냉전체제에 있던 미국과 소련은 앞다퉈 핵무기 개발에 뛰어들었다. 위력이 더 강한 원자폭탄을 찾던 두 나라는 원자폭탄의 폭발력을 이용한 핵융합폭탄, 이른바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원자폭탄이 TNT kT 단위의 위력을 내는데 비해 핵융합폭탄은 TNT MT 단위의 위력을 내는 것으로 밝혀지자, 양국은 핵융합폭탄 개발에 집중했고 수많은 핵무기를 개발하게 됐다.

 

과학자들은 원자폭탄의 원리를 전기 생산에 활용한 것처럼 수소폭탄도 발전에 쓸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이용하는 원자폭탄이 현재 원자력발전의 형태로 우리 곁에 온 것처럼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한 수소폭탄의 원리도 핵융합발전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 2개가 충돌하고 융합해 이보다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는 원자핵반응이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태양이나 항성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가 핵융합이다. 현재 가장 유망한 핵융합은 중수소 D와 삼중수소 T가 융합해 헬륨 원자핵 4He와 중성자 n으로 변환하는 반응이다. 중수소는 바닷물 속에 존재하고, 삼중수소 역시 땅속이나 바닷물 속에 많이 들어있는 리튬에서 얻을 수 있다.

 

토카막(Tokamak)형 핵융합 플랜트

핵융합은 온도 1억℃ 이상, 물질의 밀도가 1㎡ 공간에 1mg 이상 핵반응 수초 이상이라는 3가지 극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1억℃에 달하는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가두고 지속적인 반응이 일어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림 1] 핵융합반응을 나타낸 그림. 수소(양성자 1개, 전자 1개)는 보통 수소와 2배 무거운 중수소(양성자 1개, 중성자 1개, 전자 1개)와 3배 무거운 삼중수소(양성자 1개, 중성자 2개, 전자 1개)가 있다. 이 가운데 핵융합에서 사용하는 중수소는 바닷물 30L 속에 1g 정도 들어있다.

 

따라서 우리가 제어해 이용할 수 있는 핵융합 연소를 일으키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혼합연료를 1억℃ 이상의 초고온에서 다뤄 핵융합 반응률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런 초고온에서 모든 물질은 전자와 원자핵(이온)이 서로 분리된 전하입자의 집합체, 즉 플라즈마가 된다. 플라즈마는 기체 속의 분자와 원자가 큰 에너지를 받아 전자를 얻거나 잃고 이온화된 제4의 물질 상태다. 저항이 0인 초전도 자석을 이용하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플라즈마를 초고온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가두기 위해 전하입자가 전자력선에 휘말리는 성질을 이용했다. 초전도 코일에서 발생한 강력한 자기장 공간에 플라즈마를 가두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장밀폐방식이다. 자장밀폐방식 중에서도 토카막(Tokamak)을 중심으로 핵융합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토카막은 코일에서 발생한 자기장과 도넛 형상의 플라즈마 속에 전류를 흘려 생긴 자기장이 겹쳐서 플라즈마의 밀폐성능, 즉 보온 성능을 높인 구조다.

 

토카막형 핵융합발전 플랜트는 플라즈마를 가두기 위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초전도 코일, 플라즈마의 연소운전에 필요한 초고진공을 생성하고 유지하는 진공용기, 핵융합반응으로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폐해 에너지로 이용할 수 있는 열을 뽑아내고 삼중수소 증식을 담당하는 블랭킷, 핵융합반응으로 발생하는 헬륨을 기기 표면 근방에서 가스화하여 핵융합로 밖으로 배출하는 다이버터가 있다.

 

[그림2] 토카막형 핵융합발전 플랜트의 구조.

 

또 연료를 1억℃ 이상으로 가열하면서 플라즈마 속에 전류를 흘리기 구동하기 위한 가열, 잔류구동시스템, 삼중수소나 중수소 등의 연료를 핵융합 연소부에 입사하는 연료공급장치, 다이버터부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기체나 블랭킷에서 삼중수소를 회수해 연료공급장치로 보내는 삼중수소 취급시설, 블랭킷에서 꺼낸 열을 이용해 발전하는 열교환기와 터빈발전기가 필요하다.

 

최근 토카막형 핵융합로 연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 유럽연합(EU) 등 7개국을 중심으로 한 ITER 국제핵융합에너지기구(ITER International Fusion Energy Organization, ITER 기구)가 핵융합출력 500MW 실험로를 프랑스 남부의 카다라쉬에 건설하고 있다. 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 개발에 참여하여 미래 핵융합발전소 건설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이며, 총 사업기간은 2007년~2042년으로 건설· 운영·방사능감쇄·해체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출처]「원자력의 유혹」(심기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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