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패시브 하우스 자리한 살둔마을
2009년 1월 이대철 씨가 강원도 홍천군 살둔마을에 지은 패시브 하우스. -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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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에서는 개인주택뿐 아니라 공동주택에도 적용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기대서 살 만한 둔덕’이라는 뜻의 살둔마을. 이곳에서 에너지 절감형 주택 패시브 하우스를 만났다.
패시브 하우스는 에너지 부족 사태를 극복할 좋은 대안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개인주택뿐 아니라 공동주택도 패시브 하우스로 짓고 있으며, 이런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기존 주택과 달리 기름, 석탄,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도 1년 내내 평균 20℃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요. 화석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는 면에서 ‘제로에너지 하우스’입니다. 환경도 보호하고 에너지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최적의 주택이에요.”
그는 패시브 하우스에 가장 적합한 집 구조의 형태와 설계, 재료의 선정, 그리고 건축까지 직접 관여했다.
첫째, 고단열성을 가진 재료일 것, 둘째, 설치비용을 포함해 가격이 저렴할 것, 셋째,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만들 생각이었기에 규격이 통일된 모듈 방식일 것.
오랫동안 관련 재료를 찾던 중 미국 한 건축전시회에서 ‘구조용 단열 패널(SIP: Structural Insulated Panels)’을 발견했다.
살둔제로에너지하우스 제공
문제는 국내에는 이 제품이 없었다는 것.
그래서 결국 그가 선택한 방법은 직접 SIP를 만드는 것이었다. SIP 외벽으로는 미국에서 직접 수입한 OSB(Oriented Strand Board) 합판(직사각형의 작고 얇은 나무 조각을 방수성 수지와 함께 압착하여 만든 합판)을, 내부의 단열재는 우수한 단열성과 방염 기능을 가진 NEOPOL 단열재를 사용해 두께 27㎝로 주문 제작했다.
창호 역시 단열과 기밀에 신경을 써 특수 코팅된 3중창을 사용했다. 이때 통유리 창 구조 대신 작은 창 형태로 설계를 했는데, 큰 창보다 작은 창이 단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시브 하우스의 가장 핵심인 전열교환기라 말하는 ‘열 회수 환기장치’는 ‘원형 교환기’을 사용했다. ‘펄프 교환기’에 비해 5배가량 비싸지만 열 회수 효율이 90%에 가깝기 때문이다.
에너지 사용량, 제로에 도전한다
그가 정리한 패시브 하우스는 별도의 난방을 위한 설비 없이 겨울을 보낼 수 있어야 하며 주택에서 사용되는 ‘면적당 연간 난방 에너지 소비량’도 15kWh 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주택은 고단열, 고기밀 형태로 지어야 하며, 환기로 버려지는 열을 열교환기로 최대한 회수해 난방용 에너지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만든다.
액티브 방식은 태양열, 지열, 풍력 등의 자연 에너지를 기계적 장치를 이용해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인 반면, 패시브 방식은 주택의 구조적인 형태 및 단열과 같은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로 줄이는 수동적인 방식을 말한다.
실제 우리나라 가정에서 쓰는 에너지 가운데 약 88%가 주택의 냉난방, 온수, 환기 등으로 사용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21%에 해당한다. 또 전 세계적으로도 에너지 사용량 가운데 약 36%가 주거 및 상업용 건물에서 쓰이고 있다.
만약 우리나라나 전 세계의 모든 주택을 패시브 하우스로 만들게 된다면, 대체 에너지원의 발굴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의 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은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시행하면서 2016년부터 모든 주택을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제로탄소주택(Zero Carbon House)’으로 보급할 계획이며, 오스트리아는 이미 신규주택의 10% 이상을 패시브 하우스로 짓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역시 ‘기후변화 대응 제로에너지 빌딩 조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2025년부터는 모든 신축 공동주택을 제로에너지 하우스로 만들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본 콘텐츠는 녹색기술센터에서 발행한 8월호(창간호)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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