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토목현장처럼 건축현장에도 배치플랜트 설치 확산

 

공사 현장서 레미콘 직접 제조 확산

대형단지 건설 시 적용
레미콘 이송 '골든타임' 90분 준수 어려워
교통체증 유발·파업 영향 우려도
레미콘 품질관리 용이
(편집자주)


   레미콘을 운반 차량으로 공수하는 대신 현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배치(batch·일괄 작업) 플랜트’가 주택 건설 시장에서 확산할 조짐을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 현장에 배치 플랜트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치 플랜트는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 등의 재료를 조합해 레미콘을 만드는 대형 설비로 주로 지하 토목건설 현장 등 운송 차량이 진입하기 어려운 곳에 많이 쓰인다.

현대건설, 반포주공 현장 이어
한남3구역에도 적용할지 주목

정부, 내년 3기신도시 때 투입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앞쪽)와 1,2,4 주구(뒷쪽) 재건축 현장 모습. 사진=김범준 기자 한경 edited by kcontents

 

레미콘은 특성상 제조 후 90분 안에 타설하지 않으면 굳어버려 못쓴다. 따라서 교통 체증으로 레미콘 투입이 원활하지 않은 곳엔 배치 플랜트로 레미콘 품질을 높이고 안전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이미 지난 9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현장에 배치 플랜트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지하 토목건설이 아닌 주택 건설 현장에 배치 플랜트가 들어가는 건 반포주공 사례가 처음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현재 서초구청과 배치 플랜트 설치를 위한 최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배치 플랜트는 건설공사 품질관리 지침상 가설 시설물에 해당해 관할구청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고 사항이지만 현대건설은 구청과 조율해 설치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반포주공의 경우 아직 배치 플랜트가 본격적으로 투입될 건설 단계는 아니다”며 “배치 플랜트가 필요한 때에 맞춰 차질 없이 설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이 반포에 이어 한남3구역 현장에도 배치 플랜트를 투입할 경우 이러한 사례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교통 혼잡이 잦은 공사 현장엔 비용이 좀 들더라도 배치 플랜트를 마련하면 운송 차량으로 들여올 때보다 레미콘 투입이 훨씬 빨라 공사 기간 단축 등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현장에 세운 배치풀랜트 edited by kcontents

 

공공 부문에도 배치 플랜트 설치는 늘어날 예정이다. 정부는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의 하나로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공공 공사 현장에 배치 플랜트 설치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로써 공사비를 낮추는 것이 목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의 경우 골조 공사가 시작되는 내년 말부터 배치 플랜트가 투입될 전망”이라며 “다만 현장의 모든 레미콘을 이 설비로 공급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서진우 기자 jwsuh@mk.co.kr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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