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자살다리 '인천대교'의 오명...결국 미 금문교처럼 '추락방지시설' 설치하나
올해만 10명 숨진 인천대교
완공 후 모두 65명 자살
투신사고가 끊이지 않는 인천대교에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해도 교량 안전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인천대교 운영사로부터 받은 '투신 방지 시설 내풍 안전성 검토 용역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인천대교에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해도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는 진동과 공기력을 측정하는 풍동(風洞) 실험 결과 내풍 안전성을 만족했고, 거더(구조물을 받치는 보)와 케이블·주탑에 대한 구조 검토 결과 모두 허용치를 충족했다는 결론이 담겼다.
이러한 결과는 투신사고가 잇따르는 인천대교에 추락 방지 시설 설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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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개통한 인천대교에서는 이날 현재까지 모두 65명의 투신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고가 잇따르자 운영사 측은 지난해 11월 교량 중앙부 갓길에 차량 주정차를 막기 위한 플라스틱 드럼통 1천500개를 배치했다.
그러나 드럼통이 없는 갓길에는 여전히 차량을 세울 수 있는 데다 드럼통 사이로 대교 난간 쪽에 접근할 수 있다 보니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로 올해만 10명이 투신해 숨지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실질적으로 추락을 막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추가 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다리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운영사는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국토부는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구조 검토를 운영사에 요청한 뒤 사업비 1억원을 들여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 결과 안정성이 검증되면서 예산만 확보되면 설치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는 다리 중간에 위치한 사장교 구간 왕복 12㎞ 구간에 2.5m 높이의 추락 방지 시설 설치를 가정해 이뤄졌다.
허 의원은 "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 120억원 증액을 국토부에 요청했다"며 "반복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대교 관계자도 "추가 구조물 설치에 따른 교량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조속히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며 "세부 설치 방식을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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