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기술-두산에너빌리티,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설계 사업자 선정
저장건물-한전기술, 저장용기-두산E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고리 건식저장시설 연내 기본 설계 完, 2030년 3분기 운영
설계 마쳐도 난관↑…고준위 특별법 21대 국회 처리 불투명
국내 경수로 원전에 들어설 건식저장시설과 그 안에 비치할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설계 사업자의 선정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한국전력기술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입찰 결과 우선협상대상에 선정된 가운데, 한수원은 우선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의 기본 설계를 올해 마칠 방침이다.
지난 26일 업계에 따르면 20일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수로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스템 종합설계용역’ 입찰 결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5일 ‘고리본부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종합설계용역’의 우선협상대상자에 한국전력기술을 선정한 바 있다.
한수원은 두 건의 입찰을 통해 건식저장시설 설계를 맡을 사업자 선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입찰의 핵심은 한빛, 한울, 고리원전에 들어설 건식저장시설(건물)과 그 안에 비치할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설계안 등을 확보하는 데 있었다. 한국전력기술은 고리본부의 건식저장시설 설계를, 두산에너빌리티는 저장용기 설계를 각각 맡을 전망이다.
먼저 고리원전에 구축될 건식저장시설은 올해 안으로 개념 설계를 마친다. 지난 2월 한수원 이사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된 지 8개월 만이다. 2025년 상반기 내 기본·상세 설계를 완료한다. 이어 2027년 말 원안위의 인허가를 받아 이르면 2030년 3분기부터 운영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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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은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 건물 ▲출입보안 관리 건물 ▲통제 건물(제어실 등) ▲보안 시설 등으로 구분된다. 고리원전 내 어느 장소에 구축될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용후핵연료 저장 용량은 2880다발 이상으로 정해졌다. 이는 중간저장시설이 가동될 때까지 필요한 최소량이다.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는 건식저장시설에 임시 보관된 뒤 추후 중간저장시설로 옮겨질 계획이다.
고리원전 건식저장시설의 설계가 진행되는 사이 약 1만다발 규모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설계도 동시에 이뤄진다. 이후 인허가 과정을 거쳐 국내업체들을 대상으로 용기 제작 발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경수로 원전에 보관된 2만1422다발의 사용후핵연료 중 일부에 불과하다. 한수원은 모듈 방식의 건식저장 방식을 개발해 나머지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수로 건식저장 설계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전체 사업 일정이 사용후핵연료 포화 시점 내에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국내 경수로 원전은 사용후핵연료를 습식 저장조에 보관하고 있다. 붕산수로 가득 찬 수조에 사용후핵연료를 비치하고 전원 공급을 통해 냉각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2031년 한울원전, 2032년 고리원전 순으로 습식 저장조가 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한수원은 올해 초 이사회를 열고 ‘고리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기본계획’, ‘한빛・한울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추진계획’을 잇달아 통과시키고 관련 작업을 진행해 왔다. 다만 설계를 제때 끝내더라도 건식저장시설을 실제 구축할 때까지는 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 정부와 한수원은 건식저장시설이 한시적인 보관책이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장의 부지선정 절차 등이 담긴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의 21대 국회 처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어서다.
정세영 기자 cschung@electimes.com 전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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