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 억지에 4대강 3500억 ‘헛돈’ 쓰고 결국 제자리로
4대강 보 개방으로 세금 낭비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가 4일 문재인 정부의 보(洑) 해체·개방 결정을 취소하면서 ‘4대강 사업’은 수천억원의 세금을 정쟁으로 허비한 뒤 제자리를 찾게 됐다.
이날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실과 환경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의 보 해체 결정으로 불필요하게 쓰인 세금과 손실액은 2026년까지 최소 3576억원으로 추산된다. 4대강 보를 열어 부족해진 물을 확보하기 위한 취·양수장 공사비, 농업용수가 말라 지급한 보상금 등 보를 놔뒀으면 쓰지 않았을 예산이 2680억원이다. 보의 물을 이용한 소(小)수력 발전을 하지 못해 허비한 돈이 872억원, 완전 개방으로 망가진 세종보 복구 비용이 24억~35억원 등이다.
‘4대강 사업’은 한강·금강·낙동강·영산강 등 주요 하천의 본류(本流) 강바닥을 준설해 ‘물그릇’을 키우고, 제방을 쌓아 홍수를 예방하며, 보를 설치해 물을 가둬 가뭄에 대비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가 극심해지자 전 세계가 치수(治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야당과 환경단체 등은 4대강 사업과 보 설치를 수질 악화 등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비난해 왔다. 2013년 4대강 사업이 끝난 뒤 줄기차게 보 해체를 요구했고 문 정부는 2021년 1월 멀쩡한 보를 부순다는 결정을 했다.
4대강 사업의 결과는 야당·환경단체의 주장과는 정반대였다. 10년간 하천 수질은 더 좋아졌다. 서울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4대강 사업’ 전후 10년간 4대강의 16개 보에 대한 수질 변화를 비교 분석했는데 13개 보에서 수질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으로 추진한 하수처리 시설 600여 곳의 확충 등으로 하천에 유입되던 오염원이 줄면서 수질이 좋아졌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에서 수질이 악화한 것으로 조사된 3개 보인 상주보·낙단보·구미보는 모두 낙동강 상류에 위치해 있다. 환경단체가 보 해체 근거로 제시하는 여름철 ‘녹조 라테’가 발생하는 곳이다.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낙동강 상류의 수질 악화는 보 건설보다 일대 가축 수 증가가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낙동강 상류 지역의 소·돼지 수는 2012년 89만마리에서 2021년 103만마리로 약 14만마리(15.7%) 증가했다. 반면 분뇨 처리 시설은 늘지 않으면서 나대지에 쌓아둔 가축 분뇨가 그대로 하천에 유입됐다는 것이다. 녹조는 높은 수온과 분뇨 속 물질이 결합하면 폭증한다. 반면 환경단체 등은 ‘보가 물 흐름을 늦춘 것이 녹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4대강 사업은 최근 기후 변화가 일으킨 극한 호우와 가뭄에서 효과를 입증했다. 4대강 사업이 끝난 주요 하천의 본류에선 홍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준설 등 정비를 하지 않은 지류와 지천에서 제방이 무너지고 물이 넘치는 등 큰 피해가 일어났다. 최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도 정비하지 않은 지천이 범람한 것이다. 올봄 최악의 가뭄 때도 4대강 보와 가까운 지역은 피해를 줄였다. 보가 가둬둔 물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전임 정부는 보 해체를 결정하고도 보의 효과를 잘 아는 지역 농민들의 반대에 막혀 실제 보를 허물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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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은 2010년 이후 감사원 감사만 올해까지 5차례 받았다. 1~4차는 4대강 사업 전반을 다뤘고, 이번 5차는 문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 결정 과정이 적절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환경부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의 효과는 최근 폭우와 가뭄 때 입증됐다”며 “주요 하천의 본류만 정비한 치수 사업을 지류와 지천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 조선일보 & chosun.com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