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로 7017' 철거?...서울역 개발 큰 그림 그린다
서울역 고가도로인 '서울로 7017'을 포함해 서울역 주변 개발을 위한 큰 그림이 만들어진다. 서울역 철로 지하화와 서울 북부역세권 개발, 서울역 뒤쪽 서부역, 남대문 등 서울의 얼굴인 서울역 주변 전체 개발에 대한 방향성을 정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방향성이 나오면 연말까지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서울연구원과 함께 서울역 주변 개발을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서울역 주변을 어떻게 개발할지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다. 큰 방향이 잡히면 공간적·물리적인 개발 세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올 연말이면 서울역 주변 개발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의 경우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민간 부문은 용적률 혜택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범위도 넓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광장, 버스환승센터, 서부역 뒤쪽, 서울스퀘어뿐 아니라 남산, 남대문 등 인근 지역까지 두루 보고 있다"면서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적인 개발방향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역은 인천공항을 타고 들어오면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접해 서울의 얼굴로 불리지만 서울의 위상에 비해 그 일대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게다가 GTX-A 개통 예정, 서울역 철로 지하화 사업, 북부역세권 개발 등 각종 개발과 맞물려 있어 종합적인 구상에 대한 필요성이 컸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역에 대한 연구 용역이 과거에 여러 번 진행됐었지만, 전체적인 구상안은 없었다"면서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친환경 이슈 등 정책 여건도 달라져 보완할 부분과 실행 가능 여부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역은 관광객 등 해외 방문객뿐 아니라 도심과 가까운 곳에 있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연결되는 등 다방면으로 중요한 곳이기 때문에 교통과 공간 개발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종합구상안 결과에 따라 서울역 고가도로인 '서울로 7017'이 철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로 7017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노후한 옛 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으로 만든 곳이다. 고 박원순 시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으로 7017에서 '70'은 서울역 고가도로가 지어진 1970년을, '17'은 공원화 사업이 완료된 2017년과 17개의 사람길, 고가차도의 높이인 17m를 의미한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안전성 문제로 인해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철거 계획을 세웠다. 이후 취임한 박 전 시장이 고가도로 철거 후 재시공을 검토했으나 철거 대신 공원화를 선택했다. 2015년말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공사를 거쳐 2017년 5월 개장했다.
뉴욕의 대표 명소인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공원을 목표로 했지만 곳곳에 놓인 대형화분이 보행을 방해하고 이동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부 나왔다. 서울역 고가도로 진입로와 시설물이 서울역 옛 역사를 가려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문화재 관계자들의 반대 목소리도 컸다.
철거 가능성에 대해 서울시 측은 "개장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당장 철거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서울로 7017' 보존을 전제로 구상안을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엔 '경쟁력 있는 미래 서울'을 위해 박 전시장 시절에 만든 '세운상가 보행로' 철거를 전제로 한 세운상가 개발계획인 '녹지생태 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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