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금난] 회사채 시장 훈풍에도 왜 건설업종은 소외되나
사업성 위험 부상 속 잠재자금수요
프로젝트파이낸스(PF) 사업장 19조 규모
편집자주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를 기점으로 건설사가 조달 시장의 약한 고리로 떠올랐습니다. 투자 심리 위축에 따른 PF발 유동성 부담에 이어 경기 침체에 따른 사업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건설사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는 연초 달라진 채권 시장 분위기에도 소외되고 있는 건설사 자금 조달 환경을 진단해봅니다
회사채 시장 훈풍 속에서 건설업종이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종 잠재자금수요가 19조 원으로 파악되는데 미분양 등 사업성 위험이 불거지면서 시장의 온기가 미치지 못했다.
민평3사 신용등급 보유 건설사 17곳의 회사채 만기가 2조2천350억 원이, 20개 건설사가 신용을 제공한 PF사업장에서 16조8천324억 원의 자금만기가 예정됐다.
분기별 분포를 살펴보면 회사채는 1분기와 2분기 각각 1조 원과 1조1천억 원으로 균형 있게 분포했지만 PF사업장은 1분기 11조 원, 2분기 5조8천억 원 등 1분기에 몰려 있었다.
회사채는 삼성물산 6천억 원, 현대건설 1천800억 원, GS건설 1천억 원, 롯데건설 3천760억 원 등 신용등급 A등급 이상의 우량회사 비중이 커 차환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건설사 보증 PF 단기자금은 건설사의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두 자릿수 금리가 적용되는 등 여전히 홀대받고 있었다.
3개월 단기물 금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삼성물산 3.957%, 현대건설 4.039%, GS건설 4.569%, 롯데건설 4.539% 등 모두 5% 아래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시공사 PF보증물의 금리는 달랐다.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통합유통정보(4740)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대우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한 로테이션제이차 20230117-244-1은 15%에,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제공한 지원제일차 20230131-87-1(E)는 9.5%에 거래됐다.
작년 10월 강원도발 ABCP 사태에서 불거진 유동성 위기가 정부와 5대금융지주 등의 대규모 자금 투입으로 가라앉고 있지만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사업성 위험이 불거진 탓에 건설업종을 향한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8천107호로 정부가 위험선으로 여기던 6만2천 호를 넘어섰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올해 1월 아파트 분양시장 1순위 청약실적을 조사한 결과 청약미달률이 무려 7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경기도 양주시, 인천시 연수구, 전북 익산시, 충남 서산시 등 주류시장으로 보기 어려운 곳이었지만 주택경기가 꺾인 것은 확연했다.
여기에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83위의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지난 6일 법원의 회생절차에 들어간 데다 대우건설이 울산의 한 주택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하는 등 사업성 위험이 점점 고조되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대조양건설 법원 회생절차 개시에 대해서는 "이미 관계부처와 면밀히 모니터링 해왔던 사안"이라면서 "관계부처와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취해 나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피혜림 기자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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