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없는 층간소음 방지 기술

더보기

Construction, Science, IT, Energy and all other issues
Search for useful information through the top search bar on  blog!

건설,과학,IT, 에너지 외 국내외 실시간 종합 관심 이슈 발행  
[10만이 넘는 풍부한 데이터베이스]
블로그 맨 위 상단 검색창 통해  유용한 정보를 검색해 보세요!

 

"차라리 매트 까는게 낫다"

'설익은' 층간소음 방지 기술

 

    "차라리 바닥에 매트를 깔거나, 실내화를 착용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공개한 기술로 당장 시공할 수 있는 현장이 없습니다."

 

정부가 8월부터 아파트 층간소음 규제를 강화한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앞다퉈 관련 기술 개발 성과를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 현장에 적용돼 수요자들이 체감하려면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규제에 건설사 앞다퉈 기술개발 홍보

실제 적용 현장 없고, 공사비 인상 압력에 시행 불투명

 

실속 없는 층간소음 방지 기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8월 서울 중랑구의 한 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해 층간소음 관련 현장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1. 100대 건설사 사망사고 발생 현황(국토부)
  2. 4대강 보 해체 비용...총 1조1190억원 규모

 

기술적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운 구조도 있고, 자재 보강과 공사기간 연장으로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 방향성은 맞지만, 수요자에게 '당장 층간소음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지나친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형 건설사 층간소음 기술 잇따라 내놔…현장 적용은 '글쎄'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이후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연이어 층간소음 방지 기술 개발 및 차단 성능 인증서 발급 소식을 알렸다.

 

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선봉에 섰다. 자체 개발한 층간소음 저감 구조(H 사일런스 시스템)가 지난 8월 19일 LH품질시험인정센터로부터 바닥충격음 차단 1등급 인정서를 받았다. 경량, 중량 충격음 모두 기준치인 40dB(데시벨) 이하로 판정됐다. 공급량이 많은 전용 59~84㎡ 외에도 소형(34㎡) 대형(112㎡) 아파트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구조가 안정적인 시공 품질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완충재로 채택한 '폴리에스터' 재질이 침수에 취약하다는 것도 난제다. 실제로 이 구조의 품질인정서에는 완충재 품질 유지와 관련해 '현장 적용 시 물이 침투되지 않음을 보장'이란 전제 조건이 붙었다. 다른 건설사가 받은 인정서에는 찾아볼 수 없는 문구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완충재 상부에 방수재를 부착해 수분 침투를 방지하면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한 구조"라며 "폴리에스터 소재가 물에 취약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10월 13일 LH품질시험센터로부터 충격음 차단 1등급 인정서를 받은 바닥 구조(RDS system)는 '발포폴리스티렌' 재질 완충재를 쓴 바닥재(SMD 패널)에 스프링을 부착한 판넬을 덧댄 형태다. 2016년 첫 품질인정서를 받은 SMD 패널을 개량한 구조다.

 

소음 저감 효과는 확실히 개선됐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시험 측정 결과에 따르면, 경량 충격음은 21dB, 중량 충격음은 29dB로 정부의 강화한 충격음 기준(37dB)을 크게 밑돈다. 하지만 바닥 두께가 385mm에 달해 기존 구조 대비 약 20% 늘어났다. 같은 높이로 건물을 지으면 세대 수가 줄어들고, 공사비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삼성물산 직원이 '뱅 머신'(Bang Machine)을 이용해 중량충격음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GS건설이 개발한 '5중 바닥구조'는 슬래브 위에 습식공정으로 바탕층을 깔고 그 위에 '완충제-중간층-마감층' 3개 층을 얹은 형태다. 이 때문에 슬래브를 제외한 바닥구조 두께가 110mm~120mm에서 140mm로 늘어난다. 하지만 아직 성능 등급 인정서를 받지 못했다. 다만 올해 1월 KCL 성능 평가에서 경량, 중량 충격음 모두 37dB로 측정된 4중 바닥구조를 보강한 형태여서 새로운 기준으로 인정서 통과는 무난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다만 GS건설은 이 구조를 언제, 어느 단지부터 적용할 것인지 결론내지 못했다. 균일한 시공 품질을 보장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GS건설 관계자는 "일부 공사 현장에서 5중 바닥 구조를 시험 적용했지만 신축 단지 도입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대우건설은 두께 40mm 완충재(DI-P40) 위에 난방 배관 패드를 추가한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완충재 생산 업체와 공동 개발했다. 시공 후 최소 3일이 필요한 기포 콘트리트 공정을 생략해 공기가 단축되며 두께 변화가 없어 기존 골조를 유지해야 하는 리모델링 단지에 적합한 바닥 구조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중량 충격음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실속 없는 층간소음 방지 기술
삼성물산 직원이 '뱅 머신'(Bang Machine)을 이용해 중량충격음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1. 충격! 화재 방화셔터 내려지면 못나가는 줄 알고 되돌아가 죽는 사람 너무 많아(ft.소방관)
  2. 충격! "보 해체 연구용역’ 反4대강 인사가 싹쓸이"

 

층간소음 저감 바닥 구조 10년 전에도 있었는데...실제 적용 현장은 전무

층간소음 바닥 구조는 완충재를 생산하는 중소, 중견 기업 위주로 이미 10년 전부터 연구 개발이 진행됐다. LH품질시험센터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283개의 바닥충격음 차단 구조 인정서를 발급했지만 추가 개발을 포기했거나 기준 미달로 인정이 취소된 기술이 188개에 이른다. 실제 현장에 적용한 사례도 없다. 공사비 인상과 균일한 품질을 보장할 수 없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돼 왔다.

정부는 8월부터 층간소음 1등급 평가 기준을 40dB에서 37dB로 강화했다. 또 준공된 아파트 현장을 찾아 무작위로 2~5%의 가구를 선별해 층간소음 차단 성능을 평가하는 '사후확인제'를 도입했다. 기준보다 성능이 떨어지면 보완 시공을 하거나 벌금을 물리는 제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충격음 측정을 기존 7.3kg 무게의 타이어가 달린 뱅머신을 내리치는 방식에서 2.5kg 고무공을 떨어뜨리는 임팩트볼 방식으로 바꿨고, 기준치 미달 사업장에 대한 보완 시공 조치도 강제성이 없는 권고여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후확인제는 올해 8월 4일 이후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사업장부터 적용돼 실제 시행은 3~5년 후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정부가 층간소음 관련 제도를 좀 더 현실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층간소음을 측정할 때 중량 충격음을 기준으로 정한 국가는 거의 없다"며 "층간소음 차단 성능 기준을 강화했으면 이에 맞춰 검증 기준도 신속히 바꿔야 하는데 아직도 고치지 않고 옛 기준으로 등급을 부여한다"고 지적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머니투데이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