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공기업 `임금피크제`…"놀면서 월급만 받아" 부글부글

노사정 간담회서 불만 쏟아져

사측 "대부분 근로 의욕 없어
업무 지시하기도 애매한 상황"

청년채용 확대 효과도 없어
임금피크제 취지 무색해져


    정년이 도래한 직원의 임금을 줄이는 대신 확보한 재원으로 청년채용을 늘리겠다며 도입한 공공기관 임금피크제가 골칫덩어리로 전락하고 있다. 임금을 깎는 대신 기존 업무시간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였는데 대상자 상당수가 3년 동안 깎인 임금을 받으면서 업무에서 제외된 사례가 늘어나 사실상 '유급휴양제도'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신규 채용 규모도 점점 줄어들며 청년고용 절벽을 해소해 세대 간 상생을 도모하겠다던 취지도 무색해지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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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열린 국책은행 명예퇴직 관련 노사정 간담회에서는 정책 효과가 퇴색된 임금피크제가 도마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국책은행 3곳 대표와 노조위원장,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담당 실무자가 참석한 이날 자리에서는 '놀면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임금피크제 대상인 시니어 직원은 한직으로 있으면서 시간만 때우는 예가 부지기수다. 서울 소재 공공기관의 한 인사담당자는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의욕이 없어 회사 입장에서도 일을 맡기기가 애매하다"며 "주로 맡기는 직원 대상 강의도 매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근무 성과가 확연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한 공기업은 주당 근무시간이 고작 20시간 남짓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휴가와 출장 등을 사유로 출근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또 다른 공기업 역시 주당 24시간을 근무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출퇴근 근무 일지를 확인한 결과 출장과 휴가로 사무실을 비운 경우가 태반이었다.

 


한편 청년 신규 채용을 늘린다는 취지는 점차 무색해지고 있다.

정부의 임금피크제 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정년 도래 1년 전 인원이 증가하는 만큼 신규 채용을 실시하고 이들을 '별도정원'으로 관리해야 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현재까지 공공기관 별도정원은 총 8818명으로 지방 공공기관을 합해도 지난 4년간 1만명이 넘지 않아 공공기관 전체 정원(약 48만명)의 0.5%를 밑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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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공기관 339곳 중 누적 별도정원이 100명 이상인 기관은 8곳에 불과한데 이들 기관이 전체 별도정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정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원은 "8곳 외에 정원 규모가 몇백 명 단위인 다수 기관은 사실상 별도정원에 따른 신규 채용 증가 효과가 거의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통공사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전년 대비 별도 정원 증가 수는 2017년 213명에서 2019년 29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올해부터는 임금피크제 대상자 규모가 작아 별도정원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가 된다. 재원 부족에 따른 인건비 잠식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 별도정원 임금 충당분으로 32억원이 소요되기 시작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양연호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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