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다리·배까지 '뚝딱'… 3D 프린터, 더 크게 더 빠르게


두바이에 세운 640㎡짜리 건물

3D 프린터 노즐 공중에 매달아 이동하며 작업해 크기 제약 극복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에 2층짜리 정부 건물이 문을 열었다. 겉으로는 다른 건물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지만 과학기술계는 기술 발전의 이정표로 기록했다. 바로 3D(입체) 프린터로 지은 세계 최대 건물이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3D 프린터로 지은 5층 건물까지 등장했지만 두바이 건물은 연면적 640㎡로 3D 프린터로 지은 가장 큰 건물로 인정받았다.


3D 프린터가 갈수록 대형화·고속화되고 있다. 초기에는 액체 플라스틱을 층층이 쌓아 소형 시제품이나 기념품을 찍어내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건물이나 교량, 선박에서 우주로켓까지 못 찍어내는 물건이 없다. 인쇄 속도도 초창기 3D 프린터보다 1000배 이상 빨라지고 있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산업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월러스 어소시에이츠는 2017년 73억4000만달러(8조7300억원) 규모의 세계 3D 프린팅 시장이 연평균 27.5%로 고속 성장해 2023년에는 273억달러(32조47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8m 길이 경비정 3일이면 완성, 시간당 높이 43㎝ 찍는 기술도

3D 프린팅 시장 年 27.5% 성장… 2023년엔 32조원 규모로 커질 듯





노즐 공중에 매달아 크기 한계 극복

두바이 건물은 러시아 업체인 아피스코(Apis Cor)가 세웠다. 원리는 시제품을 만드는 소형 3D 프린터와 같다. 재활용 건축자재와 시멘트, 석고 복합재를 노즐로 층층이 뿌리고 굳히면서 벽을 쌓아올리는 방식이다.


차이는 크기다. 3D 프린터는 보통 소형 냉장고만 하다. 찍어내는 물건은 그보다 작다. 반면 건축용 3D 프린터는 실제 사람이 살 수 있는 건물을 찍어낸다. 아피스코는 크레인에 노즐을 매달고 상하좌우로 옮기는 방식으로 프린터의 크기 한계를 극복했다. 아피스코의 3D 프린터는 3.3m 높이까지 벽을 쌓을 수 있다. 하루에 최대 100㎡ 면적을 인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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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 건축의 장점은 인력과 비용 절감이다. 두바이 정부에 따르면 3D 프린팅 건물은 건축 인력을 70% 줄이고 비용은 90%까지 절약할 수 있다. 두바이는 이런 장점을 내세워 2030년까지 신축 건물의 25%를 3D 프린팅 방식으로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아피스코사는 두바이에 이어 미국 루이지애나와 캘리포니아주에도 3D 프린팅 건물을 세울 예정이다. 목표는 46㎡(약 14평) 크기의 주택을 단 하루에 짓는 것이다.


크기 한계에서 벗어난 3D 프린팅은 소재를 다양화하면서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칭화대의 수웨이구오 교수팀은 지난해 1월 상하이에 26m 길이의 콘크리트 인도교를 3D 프린터로 세웠다. 서기 600년에 세워진 옛 교량을 본뜬 형태로, 기존 교량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의 3분의 2만 들어갔다. 네덜란드 MX3D사는 2018년 3D 프린터로 길이 12m의 금속제 교량을 만들었다.




교통 분야도 3D 프린팅 도입이 활발하다. 보잉, 롤스로이스, 프랫앤드휘트니 등 항공업체들은 3D 프린터로 금속제 제트 엔진 등 항공기 부품을 만들고 있다. 미국 렐러티비티 스페이스는 아예 우주 로켓 전체를 3D 프린터로 만들고 있다. 2021년 발사될 이 로켓은 1.25톤의 무게를 우주로 올릴 수 있다. 미국 메인대 연구진은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함께 열경화수지와 탄소섬유 복합재로 만든 8m 길이 경비정을 3D 프린터로 72시간 만에 완성했다. 메인대의 3D 프린터는 최대 길이 30m, 폭 7m, 높이 3m까지 인쇄할 수 있다.


World's largest 3D-printed building completes in Dubai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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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크기 구조물도 몇 시간에 뚝딱

3D 프린팅은 1980년대 중반 등장했다. 초기 업체인 3D시스템은 합성수지를 층층이 쌓고 자외선을 쪼여 굳히는 방식의 3D 프린터를 개발했다. 수십 년 동안 큰 변화가 없던 3D 프린터가 최근 급변하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채드 머킨 교수는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시간당 43㎝ 높이를 인쇄할 수 있는 초고속 3D 프린터를 발표했다. 이 정도면 초기 프린터의 1000배 속도이다.




머킨 교수는 재료를 쌓고 굳히는 단계적 인쇄 방식에서 벗어났다. 연구진은 합성수지 용액이 담긴 투명 용기에 입체 도면대로 빛을 쏘아 한 번에 굳히면서 위로 뽑아냈다. 마치 잠수했던 사람이 수면으로 올라오듯 3D 프린터로 만든 입체 구조물이 수지 용액 위로 솟아났다.


머킨 교수는 두세 시간이면 사람 크기 물체까지 인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의 단계적 인쇄 방식으로는 며칠씩 걸릴 작업이다. 네이처지는 지난 4일 "3D 프린팅이 점점 대형화·고속화되면서 틈새시장 기술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조선일보 


World's largest 3D-printed building completes in Dub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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