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월간 대면회의 한번도 안한 원자력진흥委..."이러니 원전정책이 산으로 가지"


원자력진흥委, 30개월간 대면회의 全無


문정부 출범후 2년 6개월
서면 회의만 한차례 열어
민간위원 2명 반발해 사임
원안위와 달리 전문가 구성
원진위 위원 임기 종료된 뒤
월성1호기 폐기결정도 논란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정부 들어 원자력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원자력진흥위원회(원진위)가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원자력진흥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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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위는 원자력 이용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국무총리 직속 기구다. 그런데도 2017년 5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지난달 원진위 민간위원들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단 한 번도 대면 회의를 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2016년 11월 박근혜정부 때 출범한 3기 민간위원의 3년 임기를 단 하루 앞둔 지난달 19일 문재인정부 들어 첫 원진위 회의가 열렸지만 그마저도 형식적인 보고에 그친 서면 회의에 불과했다. 당시 올라온 안건은 미래 방사선 산업 창출 전략과 미래선도 원자력 기술 역량 확보 방안, 원자력이용개발전문위원회 운영세칙 일부 개정안 등이었다.

이처럼 탈원전 정부가 원진위 역할을 무력화하면서 지난 10월에는 성풍현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전 한국원자력학회장)와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등 민간위원 2명이 사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성 교수는 "신고리 5·6호기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등 그동안 여러 굵직한 이슈가 있었음에도 원진위는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며 "정부는 원자력진흥법을 무시하고 원전 관련 일을 즉흥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신고리 5·6호기는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건설이 중단됐다가 공론화위원회 의결을 거쳐 같은 해 10월 건설을 재개한 바 있다. 신한울 3·4호기는 지난해 6월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를 공식화하면서 건설이 중단됐다.



특히 이처럼 개점휴업 상태에 놓인 3기 원진위 민간위원들의 3년 임기가 지난달 20일로 끝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24일 월성 원전 1호기에 대한 영구 폐기 결정까지 내리면서 논란을 키웠다.

전문가들은 원진위가 원자력진흥법 제3조에 의거해 원자력 연구개발과 생산 등 원자력 이용에 관한 사항의 종합·조정 기능을 맡도록 돼 있기 때문에 원자력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대한 사항에 대해 심의·의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월성 1호기에 대한 원안위의 영구 정지 결정 전에 원진위를 거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덕환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 공동대표(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대선 공약을 그대로 정책으로 옮겨 놓은 정부 탈원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합법적 의사 결정 과정을 생략한 위헌적 밀실 정책"이라며 "위헌적인 정책 여부를 떠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비롯한 원전 이용 변경에 대해서는 승인 권한을 가진 원안위 의결 전 원진위를 통해 전문가 검토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월성 1호기 영구 정지 의결 후 원안위는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영구 정지 등 원전의 이용변경허가를 신청하고, 그 내용이 원자력안전법에서 정한 안전 기준에 부합할 경우 승인한다"고 선을 그었다.

원전이 국가의 중요한 전력원이자 공공재임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이 원전의 조기 폐쇄를 결정하고, 원전을 멈추는 게 안전하기만 하면 원안위는 허가해 줄 뿐 그 결정의 합리성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재인정부 들어 단 한 차례도 대면 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원전의 영구 정지 등 이용변경허가는 원안위 고유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 정부 들어서는 원진위에 상정할 만한 안건이 없었다"며 "원진위는 국무총리 주재 회의지만 에너지 전환 정책은 이보다 상위 기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사안으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원진위에는 기획재정부·과기정통부·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 등 4명의 장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가 있고, 위원장 제청에 의한 위촉직 위원으로 최대 6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지난 정부에서는 매년 1~2차례 대면 회의를 열고 원자력시설 해체 핵심 기반 기술개발 계획, 미래 원자력 시스템 기술개발 추진 현황과 계획 등 굵직한 원자력 안건을 심의·의결해왔다.
[송경은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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